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전에서 막판에 선전하는 여론조사가 속출함에 따라 월가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뉴욕타임스( NYT)는 17일(현지 시각) “증시에서 특정 종목의 상승, 비트코인 강세, 트럼프 소셜미디어 주가 상승 등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는 투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박빙이지만, 시장에서 일부 투자자가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베팅 마켓에서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트럼프가 해리스에 확실하게 앞서가고 있다. 여론조사와 베팅 마켓의 흐름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이 트럼프 트레이드가 부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NYT가 강조했다.
비트코인, 에너지 기업, 은행주 등이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 종목으로 꼽힌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7일 5만20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에만 13%가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도 오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7일 오전 기준으로 지난 2개월 반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외국산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는 60% 이상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다. 고율 관세는 수입품 가격과 물가 상승을 유발하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 이는 곧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증시에서 트럼프미디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에서 그의 지분은 57%가량이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은행주들이 최근 강세를 보인다. NYT는 은행주가 최근 2주 사이에 8.5% 뛰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지난 7월 유세 중 암살 위협에 노출돼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대타로 나선 뒤 트럼프가 해리스에 줄곧 밀리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퇴조했다. 해리스가 지난달 10일 트럼프와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에서 완승한 뒤에는 ‘해리스 트레이드’가 대세를 이뤘다.
지난 7월 트럼프 트레이드는 경기 민감 주인 석유·가스, 방산과 조선 등이 수혜주였다. 해리스 트레이드의 핵심은 성장주로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등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