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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불러온 전력난, AI가 해결한다"

전력 먹는 하마 AI, 에너지 효율의 마법사로 전환 가능성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0-16 17:38

AI, 에너지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AI, 에너지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전력 소비량을 크게 늘려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AI 기술이 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각) 오일프라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AI가 전력망 관리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는 놀라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AI 부문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경우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가 전체의 약 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비율의 약 두 배로, 주로 자국 AI 성장에 기인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AI 부문 부사장 스리다르 시스투는 중국을 제외하고 AI로 인한 글로벌 전력 수요가 2028년까지 13.5GW에서 20GW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 가운데 30~45%가 미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는 국가 및 국제 에너지 보안, 온실가스 배출,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지아 공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제이슨 쇼는 이 상황이 전례 없는 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AI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DOE는 AI가 전력망 관리, 재생에너지 통합,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는 풍력 및 태양광과 같은 가변 에너지의 유입과 유출을 관리하는 스마트 그리드 운영, 전기회사의 허가 및 입지 선정, 신뢰성, 회복력, 그리드 계획 개선 등에 활용될 수 있다.
AI의 잠재력은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최근 태평양 북서부 국립 연구소와 아르곤 국립 연구소 연구팀은 AI를 사용해 현재 모델보다 3배 더 효율적인 유동 배터리 모델을 위한 잠재적 용매 조합을 식별했다.

유동 배터리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사용되는 혁신적 기술로 두 가지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전기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

용매는 유동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적절한 용매 선택은 배터리 효율성, 수명, 안정성, 비용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가능한 용매 조합의 수가 매우 많아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AI를 활용할 경우 수천 개의 잠재적 용매 조합을 빠르게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AI는 각 용매의 화학적 특성, 전기화학적 안정성, 용해도, 점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가장 유망한 조합을 식별, 기존 모델보다 3배 더 효율적인 성능을 보였다. 에너지 밀도, 충방전 효율, 배터리 수명, 비용 등에서 큰 효과를 보였다.

이는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 과제인 안정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장기 에너지 저장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전기자동차(EV) 분야에서도 AI 역할이 커지고 있다. AI는 EV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 배터리 성능 저하 방지, 최적의 전력 관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는 전기차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지능형 에너지 생태계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OE는 AI의 '순진한' 배치가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버 보안 위협, AI 모델의 의도치 않은 실패, 공급망 침해 등이 주요 위험으로 지적됐다. 특히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조작하는 '중독 공격'이나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 및 물리적 공격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도전과 기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DOE는 여러 AI 관련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청정에너지 인프라의 위치 지정 및 허가 개선을 위한 AI 기반 도구 구축에 1300만 달러를 투자하고, AI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력 공급을 위한 새로운 작업 그룹을 구성하는 등의 계획이 포함됐다.

AI의 급속한 발전이 가져오는 에너지 수요 증가와 그에 따른 도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AI 발전이 에너지 부문에 미칠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잠재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이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너지 안보 강화,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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