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현재, 미국에서 발생한 연이은 허리케인 피해는 이러한 추세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가속화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으며, 2025년 역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BSC)는 2024년 지구 표면 연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43~1.69℃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1.5℃ 임계값을 초과할 확률이 74%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온 상승으로 자연재해 빈도와 강도를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홍수, 산불, 사이클론, 폭풍, 산사태로 최소 1만20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경제적 손실 역시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했다. 갤러거리(Gallagher Re)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만 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피해가 1380억 달러에 달했고, 이 중 520억 달러가 보험금으로 지급되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생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무디스의 분석에 따르면, 총 재산 피해액은 150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 사이로 추산되며, 폭풍으로 인한 총비용은 200억 달러에서 340억 달러에 이른다. 미 상원 합동경제위원회의 보고서는 홍수로 인한 미국 경제의 연간 손실이 GDP의 1%를 상회하는 1798억 달러에서 49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 보험업계의 위기와 대응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보험사들의 고위험 지역 철수가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파머스 인슈어런스가 플로리다 시장에서의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기존 보험 계약 10만 건의 갱신을 거부한 것은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준다. 보험 정보 연구소의 마크 프리드랜더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플로리다에서만 7개의 손해보험사가 파산을 선고했으며, 15개 보험사가 신규 사업을 중단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매년 1조 원 전후의 금액을 자연재해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이 금액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농업재해보험금의 지급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 2022년에는 20만8000 농가에 1조1749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되었다.
◇ 대응 전략과 향후 과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보험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개인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가속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와 기업은 기후변화에 대비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여,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도시와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보험 시스템의 혁신 또한 시급하다. 기후변화 리스크를 반영한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과 함께,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고위험 지역에 대한 보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대응 필요성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여, 개인과 기업의 일상생활에서의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
끝으로,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기술 등 기후변화 대응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위기이다.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책 결정자들과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