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 피해로 현지 보험사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험사들의 손실 부담이 가중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 20년간 미국 내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피해로 파산한 보험사만 41곳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극한 기상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격렬해지면서 보험 손실 규모가 2배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4일 금융권과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글로벌 보험업의 연간 손실 규모는 1510억 달러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05조1184억원, 내년 총예산 677조4000억원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청구가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이 일부 지역에서 보험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보험산업에서 자연재해 관련 보험금 신청 건수는 최근 10년 평균 대비 54% 크게 올랐고, 최근 30년 평균 대비 115% 급증했다.
지역별로 보면 역시 미국에서 피해가 두드러진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최대 600억 달러(약 81조원)의 보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경고’가 아닌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서 각종 재해나 사고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1270억 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1520억 달러)에 비해 21%나 줄었지만, 보험 손실 규모는 600억 달러로 작년 상반기 손실과 같다.
지난 1994년부터 작년까지 3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물가 상승을 감안한 보험 손실금액은 연평균 5.9%씩 늘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 2.7%를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스위스리는 장기적으로 연간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금액이 5~7%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바협회(Geneva Association)는 기후변화가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현재까지는 주로 손해(P&C)보험업에 집중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생명보험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대 이후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폭풍, 폭염 등 극한 기상 현상은 그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강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기후변화가 지속되면서 극한 기상 현상과 재해가 심각해질 거라는 경고다.
이소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이 직접적인 사망자 발생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실조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을 초래해 생명보험업 손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