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터스 프로퍼티 그룹 데이비드 영 대표, 유흥업·컨설팅 시절 잇따른 개인 파산 확인
'트럼프' 브랜드는 마케팅용... 직접 투자 없는 '해외 민간 자본' 의존에 우려 확산
'트럼프' 브랜드는 마케팅용... 직접 투자 없는 '해외 민간 자본' 의존에 우려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호주 골드코스트 서퍼스 파라다이스에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초호화 '트럼프 타워' 건립을 추진 중인 시행사 대표가 과거 두 차례나 개인 파산을 경험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340m 높이의 호주 최고층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화려한 청사진 뒤에 시행사의 열악한 실적과 불안정한 자금 구조가 드러나며 사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해당 사실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호주 국영 ABC 방송의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알터스 프로퍼티 그룹(Altus Property Group)의 데이비드 영(David Young) 대표는 지난 14일 미국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에릭 트럼프 부회장과 만나 브랜드 사용 및 호텔 관리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번 보도로 인해 사업의 신뢰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과거 굴곡진 금융 이력... '페라리 몰던 개발자'의 두 차례 파산
ABC 방송이 연방 파산 기록을 추적한 결과, 올해 60세인 데이비드 영 대표의 첫 번째 파산은 1991년 퀸즐랜드 케언즈에서 발생했다. 당시 유흥업(펍 및 나이트클럽)에 종사하던 그는 주류 기업 캐슬메인 퍼킨스에 의해 파산 신청을 당했다.
두 번째 파산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10년으로, 당시 그는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다 개인 파산을 선언한 뒤 2013년이 되어서야 파산 상태에서 벗어났다.
영 대표는 과거 기고문을 통해 "금융위기 당시 신용 경색으로 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한때 페라리를 몰던 호화 생활에서 현재는 토요타 하이에이스 밴을 타는 현장 중심의 경영자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2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이끌 수장의 개인 파산 이력이 투자자와 인허가 당국의 신뢰를 얻는 데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전통적 금융권 외면한 '인내심 있는 자본'... 자금 조달의 투명성 논란
자금 조달 구조 역시 일반적인 부동산 금융의 상식을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다. 영 대표는 호주 시중은행 대출 대신 싱가포르, 홍콩, UAE, 미국 투자자들의 민간 자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인내심 있는 자본'이라 부르며 선분양 압박이 없는 유연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시각은 냉정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증된 금융기관의 대출 약정(PF) 없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민간 자본은 조건 변동성이 크고 투자자 이탈 시 사업 자체가 고사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알터스 그룹은 2023년에 설립된 신생 회사로, 그동안 60만 달러(약 8억 원) 안팎의 소형 주택단지 4곳을 시행한 것이 실적의 전부다. 15억 달러 프로젝트와의 규모 격차가 수천 배에 달해 운영 능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름표'만 빌려준 트럼프 기구... 실질적 리스크는 시행사 몫
이번 계약의 실체도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기구는 직접 자본을 투입하지 않는 '라이선싱 딜' 방식을 택했다.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운영권만 가질 뿐, 건물의 소유권과 개발 리스크는 온전히 알터스 측이 짊어지는 구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과거 기업 회생 절차를 밟은 바 있으나, 개인 파산이 반복된 영 대표의 사례와는 법적·도덕적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이러한 리스크는 한국 투자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호주 부동산 간접 투자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트럼프'라는 브랜드 파워에만 의존한 투자 상품이 기획될 경우, 그 피해가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시행사의 금융 이력과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화려한 조감도와 에릭 트럼프와의 악수 사진 뒤에 가려진 금융적 민낯이 드러나면서, 골드코스트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겠다는 영 대표의 구상은 이제 시장의 냉혹한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