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아르테미스 II 발사 성공…54년 만의 유인 달 궤도 비행 시작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탑재 'K-라드큐브' 교신 이상…달 경제 공급망 진입 시험대
PwC "2050년 달 경제 192조원"…한국 2032년 착륙선 발사 일정 흔들리나
아르테미스Ⅱ 오리온 우주선에서 바라본 지구.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르테미스Ⅱ 오리온 우주선에서 바라본 지구. 사진=연합뉴스
달을 다시 인간의 손이 닿는 곳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시도가 지금 이 순간 우주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다. 그 비행선 안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칩도 함께 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II호가 지난 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이후, 3일(현지시각) 첫 고해상도 우주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고 미국 매체 WUSA9와 나사가 보도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인간을 달 궤도로 보낸 이번 임무는, 단순한 우주 탐사를 넘어 글로벌 컨설팅 그룹 PwC가 2050년 연간 1273억 달러(약 192조원) 규모로 추산한 '달 경제' 시대를 향한 첫 실전 검증 무대로 업계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오로라를 담은 두 장의 사진…54년 만의 창밖 풍경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이 오리온호 캡슐 창문으로 포착한 첫 번째 사진에는 지구의 곡선이 담겼고, 두 번째 사진에는 소용돌이치는 흰 구름 띠를 두른 지구 전체와 함께 초록빛 오로라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나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리온의 태양전지판 카메라에 포착된 이 사진은 임무 첫 비행일부터 전송됐다.

와이즈먼 사령관은 나사 방송 인터뷰에서 "이것은 우리 네 명 모두를 그 자리에 멈춰 서게 한, 가장 장관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나사는 지난 2일(현지시각) 오리온 주엔진을 5분 50초 동안 점화하는 달 전이 궤도 삽입(TLI) 연소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당시 오리온호 무게는 5만8000파운드(약 2만 6300㎏)였고 점화에 소모한 연료는 약 450㎏이었다고 밝혔다.

4일 오리온호는 지구에서 약 16만㎞ 떨어진 지점을 통과하고 있었으며 달까지는 약 25만 8000㎞를 더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오는 6일 달 근접 비행 때 승무원들은 달 표면의 고해상도 사진을 촬영하고, 인간이 직접 목격한 적 없는 달 뒷면 일부 지역을 관측하게 된다.

달 근접 비행 과정에서는 달이 태양 앞으로 들어서는 약 1시간짜리 일식도 예정돼 있어, 승무원들은 태양 외기권인 코로나를 관측하고 달 표면에 운석이 충돌할 때 생기는 섬광도 확인할 수 있다.

아폴로 13호가 1970년 산소탱크 폭발 사고로 달 착륙을 포기하며 부득이 우회해 세운 지구에서 40만㎞ 최장 비행 거리 기록도 임무 6일째 경신될 예정이다. 전체 임무 일정은 9일 1시간 46분이며, 귀환 착수 지점은 샌디에이고 앞바다 태평양이다.

'K-라드큐브' 교신 이상…삼성·SK 반도체 우주 검증도 불투명


이번 임무에는 한국의 기술력도 동승했다. 그러나 첫 관문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아르테미스 II호에 탑재된 큐브위성 K-라드큐브 점검 결과, 초기 교신 시도 중 일부 구간 신호는 수신했으나 관측 데이터 등을 받는 정상 교신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K-라드큐브는 지난 2일(현지시각) 오전 12시 58분 고도 약 4만㎞에서 지구 고궤도에 성공적으로 사출됐다. 이후 임무 운영 센터는 스페인 마스팔로마스, 칠레 푼타 아레나스, 미국 하와이 등 해외 지상국 안테나로 교신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 마스팔로마스 지상국이 미약한 신호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이 위성에 부탑재체 형식으로 실렸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반도체가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작동하는지를, SK하이닉스는 진공과 극한 온도가 반복되는 환경에서 메모리 데이터가 유지되는지를 각각 검증하는 것이 목표였다.

한국 천문학계에서는 수집한 데이터가 달 착륙 임무는 물론 화성 탐사에서 우주비행사의 생존을 위한 차폐 설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우주항공 업계에서는 이번 임무는 우리나라가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술 경험을 축적하고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우주 탐사 역량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도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연간 192조원 달 경제…한국 2032년 착륙선 발사 가능한가


아르테미스 II 발사로 달은 다시 '목적지'가 됐다. 그러나 우주항공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이 이 흐름 위에 제때 올라탈 수 있느냐는 물음이 커지고 있다. 나사는 오는 2028년 상반기 아르테미스 4호에서 첫 유인 달 착륙을 달성하는 것으로 일정을 재편하고,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달 표면 기지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전환했다.

한국은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28년 달 충돌 방식으로 임무를 마무리하는 다누리 이후 수년간 실질적 달 탐사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주항공청은 이에 2029년 누리호를 활용한 달 통신용 궤도선 발사 계획을 제시하며 공백 최소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천문학계 전문가는 "나사가 2012년 밴앨런 탐사선에 중형 위성을 사용한 데 비해 K-라드큐브는 반도체 집적 기술 덕분에 35분의 1 수준의 무게로 유인 탐사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나사가 방향과 인프라 투자를 맡고 민간 기업이 실제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우주 탐사가 단순 탐사 프로젝트가 아닌 '우주 제조업 슈퍼사이클'의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온호가 오는 6일 달 너머를 돌아 지구로 귀환하는 10일간의 비행이 마무리될 때, 그 착수 지점은 태평양이지만 그 의미는 훨씬 깊은 곳을 향한다.

K-라드큐브의 정상 교신 여부와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검증 결과는, 한국이 연간 192조원 달 경제 공급망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실전 성적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주항공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