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주가가 2일(현지시각)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사상 최악의 분기 출하 성적을 공개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6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의 고리를 끊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축포가 일찍 터졌다”는 등 테슬라의 저조한 출하 성적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평가들을 쏟아냈다.
“사상 최악이지만 최악은 면했다?”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2분기 출하 지표는 역대 최악이었지만 동시에 우려했던 최악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의 올 4~6월 전 세계 출하 대수는 38만4122대로 1년전 44만4000대에 비해 13.5% 급감했다.
출하 감소율 13.5%는 테슬라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1분기 출하 감소율 13%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좋았다.
우선 1분기 출하 대수 33만7000대에 비해 13% 증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또 역대 최악이라고는 하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평균치 38만6000대에 근접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최악의 예상을 벗어난 것도 테슬라에는 호재였다.
출하 성적 공개 직전 애널리스트들 일부는 출하 대수가 35만5000대 수준까지 떨어졌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축포, 일찍 터졌다”
배런스에 따르면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출하 성적을 두 팔을 벌려 환영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에 축포가 일찍 터졌다”고 말했다.
테슬라 출하 감소세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브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윌리엄 블레어의 제드 도샤이머 애널리스트 역시 출하 대수에 주목했다. 최악을 피한 것을 높이 샀다.
도샤이머는 테슬라 매수를 추천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이브스는 테슬라 매수 추천과 함께 목표주가로 50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예상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테슬라 2분기 출하 감소는 예상을 벗어난 악재가 아니다.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다.
테슬라는 이미 4월과 5월 유럽 판매가 전년동기비 3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또 이번 출하 성적 발표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2분기에 10% 넘게 출하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 밉상이 되면서 올 들어 고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요 고객층인 진보성향 소비자들이 머스크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참여와 그의 일부 극우 성향에 치를 떨며 테슬라를 외면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머스크가 관세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아바타로 간주돼 테슬라 대신 다른 전기차를 구매하고 있다.
테슬라는 특히 로보택시 출범 호재 속에 지난달 23일 8% 폭등했지만 이후 6거래일 내리 하락하면서 주가가 외려 14% 가까이 폭락한 터라 반등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최악을 피했다는 안도감,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 속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뛰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