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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베트남산 수입품에 20% 관세”…베트남, 기존 46%보다 낮춰 ‘관세폭탄’ 일단 피해

지난 4월 16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이퐁항 인근에서 컨테이너선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수 국가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16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이퐁항 인근에서 컨테이너선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수 국가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새 무역 합의를 발표하면서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이미 예고됐던 46%에서 20%로 낮아지게 됐다.
이와 함께 제3국에서 베트남을 거쳐 들어오는 ‘우회 수출품’에 대해서는 4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2일(이하 현지 시각) CNBC,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면서 “베트남산 모든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하고, 환적(transshipping) 제품에는 40%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정책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수십 개국에 4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 충격을 우려해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했고, 이번 발표는 유예 시한 종료(9일)를 앞두고 타결된 세 번째 무역 합의다.

◇ 예고보다 낮아진 관세…“단일 협정 아닌 협상 틀”


이번에 적용되는 20% 관세는 기존 10% 일괄 적용 유예 관세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원래 예고됐던 46%보다 절반 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수입업체들이 감내해야 할 부담도 다소 줄어들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제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완전한 접근권을 얻게 됐으며 미국산 SUV 같은 대형차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정부도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에 대형 차량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우대 시장 접근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체결 중인 무역 합의들은 기존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기보다는 관세율 조정 등 일부 핵심 조항만 명시한 ‘협상 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중국산 우회 차단’ 노린 환적 관세 40% 도입

이번 합의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환적’ 제품에 대한 40% 고율 관세다. 이는 중국 등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베트남을 거쳐 ‘베트남산’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도 “다른 나라에서 만든 부품이나 완제품이 베트남을 통해 들어올 경우 4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환적 기준과 적용 범위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중국산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된 제품이나 실질적 부가가치가 없는 조립·라벨 변경 수준의 제품이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불균형 해소엔 한계…美 업계 “물가 부담 우려”


미국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1370억 달러(약 189조 원) 상당의 제품을 수입했는데 이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30%에 해당한다. 같은 해 미국이 베트남에 수출한 금액은 131억 달러(약 18조 원)에 불과해 여전히 큰 무역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업계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미국 신발수입협회 맷 프리스트 대표는 “이미 많은 신발이 20% 기본 관세가 적용되는데 여기에 추가 관세를 더하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핸드백·신발제조협회 측도 “원산지 규칙이 불명확하고, 관세율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우려했다.

이번 합의로 베트남은 미국이 예고한 46% 관세를 피하게 됐으나 합의문이 명확한 조약 형태가 아닌 만큼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재협상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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