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저명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쇼크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는 9일(현지시각)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그리니치 경제 포럼에서 “트럼프의 무역, 환율, 금융, 재정, 이민, 외교 정책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보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위험이 훨씬 더 높다”고 예상했다.
트럼프의 관세 인상, 달러화 평가절하,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같은 정책 계획은 경제를 둔화시키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루비니는 중동의 긴장 상태도 잠재적인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태가 더 격화되면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내정 면에서는 이민이 가져오는 경제적 순풍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대량 추방을 포함한 강경한 이민 정책은 또 다른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루비니는 투자자들에게 금과 단기 채권, 인플레이션 연동 미국채(TIPS)를 보유할 것을 권유했다.
루비니는 수년간 주가 상승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왔지만, 미국 하이테크 대기업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내 생각에 인공지능(AI)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대형 기술주 투자는 타당하다”면서도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AI가 30년까지 미국 생산성 증가율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러한 낙관적 전망의 대부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는 “기술-AI 관련은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처이지만, 인플레이션·금리·경제의 향방을 알 수 없어 상당한 변동성이 있을 것이다. 기술은 장기적인 투자"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