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가 치열한 접전으로 치닫고 있다.
ABC 뉴스와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8월 23~27일), 해리스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폭의 지지를 얻으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경제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액시오스는 이러한 양상이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 함께 향후 경제정책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의 여성 표심 공략 성공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이다.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해리스는 54% 대 41%로 트럼프를 13%포인트 앞서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백인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 변화다.
전당대회 이전 트럼프에 13%포인트 뒤졌던 백인 여성들의 지지가 이제는 거의 동률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리스 캠페인이 여성 유권자들, 특히 중도 성향의 백인 여성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여론조사 흐름에서 해리스가 오차 범위 내이지만, 트럼프를 앞서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낙태권 이슈가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45세 미만 경합주 여성들 사이에서 낙태가 경제를 제치고 가장 중요한 투표 이슈로 부상했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United States Elections Project)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시 전체 투표 가능 인구 중 여성은 남성보다 약 967만 명 더 많았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Registered Voters)는 2020년 여성이 남성보다 약 1000만 명 더 많았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실제로 투표한 사람들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약 900만 명 더 많았다. 이는 해리스의 여성 유권자 중심 선거 전략이 필승을 위해 아주 중요한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한 선거 전략임을 시사한다.
반면, 트럼프는 여전히 경제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몇몇 조사에서 경제 전반과 인플레이션 대처 능력에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ABC와 입소스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해리스를 8%포인트 앞서고 있으며, 이민 정책에서도 9%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이 여전히 굳건하며, 경제 문제 접근법이 상당수 유권자에게서 신뢰를 얻고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백인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13%에서 21%로 상승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여론 동향은 향후 미국의 정치와 경제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여성 권리와 사회 정의에 대한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낙태권 보호와 관련된 법안이 추진될 수 있으며, 이는 보수 성향의 주들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감세와 규제완화 등 친기업 정책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지만, 소득 불평등 심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오차 범위 내의 싸움이며, 적극적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 당일 투표장을 많이 찾아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을 정도다.
해리스의 여성 표심 공략과 트럼프의 경제 우위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낙태권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정권교체를 넘어 미국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국내외 정책 결정자들과 투자자들의 면밀한 관찰과 대응이 요구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