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폭스바겐, 현대차·기아에 이은 세계 4위 완성차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브랜드를 대거 정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데 이어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관측됐다.
자발적 바이아웃(buyout), 즉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스텔란티스 “다음 달부터 자발적 퇴사 대상자 통보 계획”
스텔란티스는 입장문에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우리 회사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비절감 대책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AP는 “스텔란티스 경영진은 구체적인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자발적 퇴사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검토 중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사무직 노동자들이 주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스텔란티스의 미국 사업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근로자는 1만10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 국가의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뤄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AP는 덧붙였다.
스텔란티스는 별도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통신문에서 “재직 기간에 상응하는 명예퇴직금과 함께 위로금 명목의 현금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상반기 중 재고 문제 해결 실패”
앞서 지난 25일 스텔란티스가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급감했다는 내용의 실적을 발표한 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계가 저렴한 신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전기 및 내연기관 신차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타바레스는 “특히 북미 시장의 경우 재고가 지나치게 쌓인 문제를 지난 상반기 중 해소할 계획이었으나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면서 “가격 할인 정책을 동원했음에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가격 부담을 느껴 판매량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영 개선 방안을 강구 중이라면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계열 브랜드를 정리하는 방안도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AP는 “스텔란티스 경영진이 지난 3월 사무직 위주로 약 400명 규모의 근로자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적이 있다”면서 자발적 퇴사를 통한 이번 감원이 사무직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