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강세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데 반해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적 행보가 대조를 이루면서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달러화는 특히 일본 엔화에 대해 8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의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 2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뉴욕 시장 후반 0.2% 상승한 105.81을 기록했다.
달러는 영국 파운드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상승 폭을 키웠다. 이번 주 스위스 중앙은행이 2회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8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스위스 프랑과 영국 파운드화 약세가 심화됐다.
뉴욕 소재 매쿼리의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인 티에리 위즈먼은 로이터에 "유로화나 파운드화가 랠리를 펼친다고 해도 강하거나 지속적인 랠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즈먼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결국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약화시키면서 달러 강세의 지속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일본 당국 개입 가시권에 ‘바짝’
일본 엔화는 이번 주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인 헬렌 기븐은 블룸버그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까지 달러 강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연준이 실질적으로 완화 기조로 나아갈 때까지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향후 몇 달 동안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특히 달러/엔 환율이 지난 4월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섰던 160엔대로 접근하면서 다음 주 개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20일 일본을 1년 만에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엔화는 지난주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 축소를 7월 회의까지 보류하기로 한 이후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뉴욕장 후반 0.58% 상승한 159.80엔대에 거래됐다.
일본 당국은 엔화가 달러 대비 34년 만에 최저치인 160.245엔까지 추락하자 지난 4월 29일 엔화 매수(달러 매도)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일본의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투기적이고 과도한 환율 변동성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