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60억 달러(약 8조181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AI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투자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AI 시장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더버지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xAI는 작년 여름 설립된 이후 X(옛 트위터) 플랫폼을 통해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그록(Grok)'을 선보였다. 그록은 현재 X 프리미엄 구독자에게만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 xAI의 핵심 AI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xAI는 그록을 비롯한 다양한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세쿼이아 캐피탈,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 등이 참여했다. 특히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과거 트위터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어 머스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투자로 xAI의 기업 가치가 180억 달러(약 24조543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AI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AI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특히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 구축 및 운영에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xAI는 업그레이드된 그록 AI 챗봇을 구동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100 10만 개를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금은 이러한 슈퍼컴퓨터 구축 및 운영 비용에 사용될 예정이며, 머스크는 2025년 가을까지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초기 설립 목표였던 인류를 위한 AI 개발에서 벗어나 상업적인 이익 추구에 매몰되었다고 비판하며, xAI를 통해 AI 기술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xAI는 독립적인 AI 연구 개발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xAI는 AI 개발 경쟁에서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xAI의 AI 기술과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