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분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네 개 게임개발사의 법인 운영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하이파이 러시' 개발사도 포함됐다.
하이파이 러시 개발사 탱고 게임웍스를 비롯한 4개 업체의 경영진은 7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달아 "모회사의 결정에 따라 법인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네 업체는 구체적으로 탱고 게임웍스 외에도 '디스아너드' 시리즈 개발사 아케인 스튜디오, '마이티 둠' 개발사 알파독 게임즈, '룬' 시리즈 개발사 라운드 하우스 스튜디오로 모두 MS의 게임 사업부 핵심 자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 산하 개발사들이다.
MS는 올 1월에도 1900명, 게임 사업부 전체의 약 8.6%에 해당하는 인원을 감축했다. 당시 감원은 새로이 인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차기작인 가칭 '오디세이' 개발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4개월 만에 대규모 감원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에 놀라워하는 눈치다. 특히 게이머, 평단 모두에 고르게 좋은 평을 받고 있던 게임사 탱고 게임웍스에 대해 일부 조정을 넘어 법인 종료라는 강경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탱고 게임웍스는 2010년 설립된 일본 소재 개발 스튜디오로 이전에도 공포 게임 '디 이블 위딘', 액션 어드벤처 게임 '고스트와이어: 도쿄' 등으로 게임 마니아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업체다.
특히 지난해 1월 출시된 하이파이 러시는 리듬 게임과 액션 게임을 결합한 독특한 플레이 방식, 카툰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특색 있는 디자인 등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 미국 리뷰 통계 사이트 메타 크리틱에 따르면 이 게임은 63명의 리뷰어가 평균 평점 87점(100점 만점)을 매겼는데, 이는 지난 2년 동안 MS 산하 게임사가 출시한 게임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것이다.
또 올 4월 11일 영국에서 열린 BAFTA 게임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후 1개월이 채 못 돼 게임사 자체가 문을 닫게 된 셈이다.
네티즌들은 탱고 게임웍스가 운영을 종료한다는 발표에 "후속작을 원하던 팬들에게 후속작이 아니라 법인 종료를 주네", "엑스박스 진영은 기대되는 신작보다 기대작을 출시할 수 없게 됐다는 발표를 더 많이 하는 듯", "제니맥스 인수할 때 '창의적인 개발 역량을 적극 지원하겠다'던 MS는 어디로 갔냐"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매진 게임 네트웍스(IGN)와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매트 부티(Matt Booty) Ms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 총괄은 사내 메일을 통해 "이번 변화가 제니맥스 내 여러 팀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법인 종료를 통해 게임 포트폴리오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용, 남은 스튜디오들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