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슈퍼차저팀을 사실상 공중분해하는 결정을 내린 조치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최근 출시한 사이버트럭이 가장 심각한 후폭풍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이버트럭 충전 전압 800V, 기존 슈퍼차저는 400V
슈퍼차저팀의 팀장과 소속 직원을 전원 해고한 것이 일으킨 파장을 의식한 듯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늘려나가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슈퍼차저를 새로 확충하는 속도를 늦추는 대신에 기존 슈퍼차저의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등 기존 슈퍼차저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더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6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의 이같은 설명에도 이미 사이버트럭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물론 향후 구매할 사람들에게도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슈퍼차저에 적용된 전압 규격은 400V지만 사이버트럭의 충전 전압은 800V이기 때문이다.
기존 슈퍼차저로도 충전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문제를 감수해야 한다. 급속 충전기라는 슈퍼차저의 기능 자체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는 800V 고속 충전이 가능한 최신 버전인 4세대 ‘V4 슈퍼차저’를 지난해 말부터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V4 슈퍼차저의 보급률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전 케이블 길이도 문제...슈퍼차저 개방에도 차질 불가피
V4 슈퍼차저가 아직 충분히 설치되지 못한 상황에서 슈퍼차저팀을 사실상 해체한 것은 사이버트럭 차주 입장에서는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한다.
일렉트렉은 “사이버트럭은 다른 전기차에 비해 덩치가 크기 때문에 충전을 하려면 기다란 충전 케이블이 필요하지만 기다란 충전 케이블은 V4 슈퍼차저에만 적용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슈퍼차저를 이용해 사이버트럭을 충전할 경우 케이블이 짧은 문제로 충전 자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렉트렉은 “V4 슈퍼차저를 최대한 빨리 늘려나가는 것이 테슬라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지만 머스크의 조치는 이에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테슬라가 슈퍼차저팀에 대한 조치에 앞서 슈퍼차저를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에도 본격적으로 개방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V4 슈퍼차저를 이용해야 다른 메이커의 전기차들도 자유롭게 호환성 문제 없이 충전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데 슈퍼차저팀이 사실상 해체된 상황에서 V4 슈퍼차저를 확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기존 슈퍼차저에서도 어댑터를 이용하면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 충전이 가능했으나 V4 슈퍼차저부터 매직독이라는 호환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슈퍼차저의 개방 계획에도 큰 차질을 빚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