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이하 현지 시각) 갑자기 사내 이메일을 통해 슈퍼차저팀 소속 임직원을 전원 해고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튿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을 통해 일부 직원을 다시 채용하겠다는 뜻을 비췄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팔을 걷어붙인 미국 정부가 충전소 건설업체들에 제공하는 충전소 건설 지원금 가운데 무려 13%를 챙긴 것으로도 확인돼 슈퍼차저팀을 사실상 공중분해한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조치라는 비판도 거세다.
◇머스크 “슈퍼차저 확충 계획엔 변함없어”…일부 인력 재고용 시사
머스크 CEO가 슈퍼차저팀에 대한 전원 해고 조치를 단 하루 만에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은 블룸버그 통신으로부터 나왔다.
복수의 테슬라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인력을 다시 채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머스크 본인이 뒷받침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X에 올린 트윗에서 “우리가 슈퍼차저 시스템을 늘린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새로운 슈퍼차저는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건설하는 한편, 기존 슈퍼차저의 가동률을 100% 늘리는 등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좀 더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슈퍼차저팀을 놓고 이처럼 변덕스러운 조치를 내린 배경과 관련해 슈퍼차저팀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조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스템 설치업체인 불릿 EV차징 솔루션의 안드레스 핀터 공동 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긁어모으는 사업인 충전소 사업에서 손을 뗄 리는 만무하다”면서 “머스크의 입맛에 좀 더 맞는 슈퍼차저팀을 새로 구축할 목적으로 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슈퍼차저팀 전원 해고 전 충전사업 관련 정부 보조금 244억 챙겨
여기에다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에 따르면 머스크가 슈퍼차저팀을 공중분해 수준으로 정리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조 바이든 정부로부터 1700만 달러(약 244억원)에 달하는 충전소 건설 지원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돼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잘롭닉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률 확대에 팔을 걷어붙인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미국산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지원 계획에 따라 충전소 업체들이 그동안 정부 보조금을 신청해 받아왔는데 테슬라가 받은 금액이 전체 지원금의 13%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악관은 지난해 2월 발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신차 판매량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총 50만 개에 달하는 공용 전기차 충전기를 미국 50개 주 전역의 주요 고속도로와 주변 지역에 새로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잘롭닉은 “슈퍼차저 확충 사업에 들어가는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정부 지원금으로 채운데다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급속충전 표준 규격인 ‘NACS’를 공유키로 한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슈퍼차저를 중심으로 한 북미 최대 충전 동맹이 이미 형성된 상황에서 머스크가 슈퍼차저팀을 사실상 공중분해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