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미국의 고금리 지속으로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강달러발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경우 달러 채무에 대한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도 커졌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경우 4월 초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튀르키예 중앙은행도 리라화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50%로 5%p 추가 인상했다.
강달러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의 경우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보면 달러 가치가 10% 상승하면 신흥국의 실질 GDP가 1.9% 하락하는 것으로 나온다.
미국의 강달러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앞으로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보고서도 있다. 지난 2022년 스리랑카의 루피화가 대폭 하락해 채무불이행을 초래한 사례를 떠올리며 일부 국가에서 환율 방어에 적극적인 이유다.
일본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강달러는 유로화 등 달러지수를 구성하는 6종 화폐의 약세를 의미한다. 엔화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달러당 153엔까지 하락한 상태다.
강달러가 각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불안을 주고 있다는 의제는 G7이나 G20 회의는 물론 한·미·일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주요 의제 중 하나다.
달러 강세는 미국의 무역수지나 대외 투자수익률에도 악영향을 주는 만큼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를 주문할 만하다.
하지만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도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도 상승하는 국면에서 약달러를 용인하기 힘든 구조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늦춰지고 올해 금리 인하폭도 줄어들 게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경우 원화 약세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막는 게 급선무다. 대외여건 개선과 함께 경제의 내실을 다지는 노력도 함께 기울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