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2월에 한 차례만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미국 전략가들은 연준이 올해 12월 이전까지 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 은행은 앞서 연준이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전망치 변화는 10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개월 연속 예상치를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인 뒤 나온 것이다.
지난주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강세가 재확인되는 등 경제 지표도 연이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월가 전역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 강세에 미국 국채 수익률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0년물 수익률은 4.5%를 돌파했다.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매튜 루제티와 팀원들은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인플레이션 상방 지표, 견조한 노동시장 데이터, 금융 여건 완화 등 최근의 상황은 금리 인하를 시작할 근거를 분명히 줄였다"고 밝혔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에 필요한 자신감을 얻기 위해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향후 몇 달 안에 완화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도이체방크는 3월과 4월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할 만한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도이체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치가 현실화한다면 인플레이션 지표만으로는 7월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과 4월 근원 PCE 지표가 0.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BofA의 마이클 가펜과 팀원들은 이날 메모에서 "노동시장 악화의 명백한 징후가 없는 한 빠르면 6월이나 9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은행은 "올해 인플레이션의 가속화로 인해 12월 이전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2025년 상반기에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2026년까지 금리 인하를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BofA는 연준이 2025년에 4회, 2026년에 2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