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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위기] 2나노 '수율의 벽'…테슬라 AI6, 2028년 전 차량 탑재 '사실상 불가'

삼성전자 GAA 공정 MPW 6개월 연기…165억 달러 빅딜에 균열
"9개월 칩 갱신" 머스크 공언 흔들…딥엑스 'DX-M2'도 연쇄 타격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nm) 공정 시제품 생산(MPW) 일정이 당초 4월에서 약 6개월 연기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nm) 공정 시제품 생산(MPW) 일정이 당초 4월에서 약 6개월 연기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반도체 공정이 '나노'의 전쟁터가 된 2026, 삼성전자가 또 한 번 고비를 맞았다.
1나노미터의 차이가 수십조 원의 수주와 직결되는 최첨단 공정에서, 삼성의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수율(양품 비율)의 벽'에 막혔다는 소식이 실리콘밸리에서 날아왔다. 그 여파는 이제 자율주행차와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두뇌를 설계 중인 테슬라에까지 미쳤다.

전기차·자율주행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지난 12(현지시간)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nm) 공정 시제품 생산(MPW) 일정이 당초 4월에서 약 6개월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6' 칩의 대량 양산 시점이 2027년 말 이후로 밀렸다. 테슬라가 AI6를 자율주행차와 로봇에 탑재하는 시점은 사실상 2028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 AI 반도체 양산 일정.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AI 반도체 양산 일정.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시제품도 못 만든 2나노…GAA 기술의 '높은 문턱'

MPW(멀티프로젝트웨이퍼)는 한 장의 웨이퍼에 여러 고객사의 설계 도면을 함께 올려 성능을 검증하는 시제품 생산 단계다. 양산에 앞선 마지막 관문인 이 일정이 6개월 밀렸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아직 2나노 GAA 공정을 안정적으로 돌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업계는 읽는다.

GAA 구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입체적으로 감싸는 방식이다.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전력 효율이 뛰어나지만, 공정 난도가 극도로 높아 '반도체 공정의 에베레스트'로 불린다. 삼성은 3나노부터 GAA를 선도적으로 도입했으나, TSMC가 안정적인 핀펫 기반 3나노(N3E)로 애플과 엔비디아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고객사 신뢰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2나노는 GAA 적용 2세대에 해당해 수율 안정성이 핵심인데, 현재 삼성의 MPW 연기는 이 관문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신호"라며 "수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양산 단가 경쟁력 자체가 없어 고객사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테슬라 AI 하드웨어 로드맵 '도미노 붕괴'


이번 지연이 테슬라에 남긴 상처는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는다.

테슬라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약 165억 달러(2473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AI6 칩을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테슬라는 초기 월 16000장이던 웨이퍼 투입량을 4만 장(2.5)까지 늘리는 방안을 내부 검토할 만큼 AI6에 강한 기대를 걸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언해온 '9개월 단위 칩 갱신' 전략은 이번 지연으로 사실상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 특히 202410'We, Robot' 행사에서 처음 베일을 벗은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은 이달 양산형 모델 세부 사양이 구체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AI5 하드웨어 탑재라는 당초 목표를 이미 내려놓은 상태다. AI5 양산 일정 자체가 2027년 중반으로 밀리면서, 사이버캡은 전 세대 칩인 AI4를 탑재한 채 출시 절차를 밟게 됐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도 '연쇄 피해'…딥엑스 DX-M2 4분기 판매로 밀려


파장은 테슬라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DeepX)의 차세대 칩 'DX-M2'도 직격탄을 맞았다. 5와트(W) 저전력으로 1000억 개의 매개변수를 처리하는 이 칩은 당초 20272분기 양산이 목표였으나, 이번 MPW 일정 연기로 품질 검증 테스트가 3분기 이후로 밀렸다. 실제 시장 판매 시점은 4분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산업의 핵심 리스크를 다시금 드러낸다.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한 국내 기업들은 생산 기반의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장비·소재 업체들의 수주 일정도 연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 2조 원 목표 흔들…TSMC와 격차 더 벌어지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테슬라 AI6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로직 다이 수주를 발판으로 20262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제시해왔다. 이번 일정 지연은 그 토대를 흔든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에서 주요 고객사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TSMC로의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2나노 공정(N2) 도입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애플의 차세대 칩을 수주하는 등 선두를 굳히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점유율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생태계의 동반 위축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개월의 시간'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반론도 있다. 반도체 공정 전문가들은 "2나노는 인류가 현재 도달한 제조 기술의 최첨단"이라며 초기 시행착오의 불가피성을 지적한다. TSMC 역시 N2 양산에서 수율 안정화에 상당한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삼성이 이번 6개월을 GAA 공정 완성도 제고에 투입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견고한 수율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6'은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공식 답변이 될 전망이다. 삼성이 2나노 수율 개선 현황과 테일러 공장의 실제 가동 일정을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6개월. 반도체 산업에서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경쟁자에게 벌어진 격차를 메울 기회이기도 하고, 격차를 더 벌리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이 6개월을 어떻게 쓰느냐가, 165억 달러 계약의 향방과 함께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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