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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전쟁] 코발트 1년 만에 90% 급등… LG에너지솔루션, '공급망 재편' 카드 꺼냈다

캐나다 일렉트라와 구매 비중 80%→60% 하향 조정… 北美 유일 코발트 정제소 가동도 2027년으로 밀려
LG엔솔이 캐나다의 코발트 황산염 전문 정제업체 일렉트라 배터리 머티리얼(Electra Battery Materials·이하 일렉트라)과의 오프테이크(선구매) 계약 조건을 전면 재협상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LG엔솔이 캐나다의 코발트 황산염 전문 정제업체 일렉트라 배터리 머티리얼(Electra Battery Materials·이하 일렉트라)과의 오프테이크(선구매) 계약 조건을 전면 재협상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 가격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가격 충격 앞에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선택한 해법은 '한 바구니에 달걀을 담지 않는' 분산 전략이다.
노던 온타리오 비즈니스(Northern Ontario Business)13(현지시간) LG엔솔이 캐나다의 코발트 황산염 전문 정제업체 일렉트라 배터리 머티리얼(Electra Battery Materials·이하 일렉트라)과의 오프테이크(선구매) 계약 조건을 전면 재협상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일렉트라 생산량의 80%를 의무 구매하기로 했던 약정을 60%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황산코발트 90% 폭등… 계약 구조 흔들다


이번 계약 수정의 직접적 배경은 코발트 시장의 이례적인 가격 급등이다. 일렉트라에 따르면 황산코발트 가격은 2025년 초 대비 현재까지 90% 이상 상승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대량으로 조달해야 하는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 원가 부담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일렉트라는 지난 10일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계약 개정의 핵심은 "일렉트라가 전체 생산량의 40%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트렌트 멜(Trent Mell) 일렉트라 최고경영자(CEO)"가격 상승 국면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수익을 포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게 됐다"며 수익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LG엔솔 입장에서도 이번 재협상은 방어적 선택이 아니라 능동적 리스크 관리로 읽힌다. 특정 공급업체 의존도를 60%로 제한함으로써 나머지 40% 물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더 유리한 조건의 공급처에서 조달할 여지를 확보한 셈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를 가격 변동성이 심한 원자재 시장에서 교과서적인 '저위험 분산 전략'으로 평가한다.

협력 틀은 유지… 2029년까지, 최장 2032년까지


다만 이번 조정이 양사 관계 균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약의 기본 틀은 그대로 살아 있다.

LG엔솔은 2022년 일렉트라와 처음으로 연간 7,000t() 규모의 코발트 황산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인 20237월에는 계약 물량을 2.5배 이상 늘려 향후 5년간 총 19,000t을 공급받기로 확대 합의했다. 이번 구매 비중 재조정 이후에도 이 총량은 그대로 유지된다. 계약 유효기간은 2029년까지이며, 양측 합의 시 203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자금 조달 지연에 정제소 가동, 2027년으로 밀려


이번 계약 재협상에는 일렉트라의 정제소 건설 일정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온타리오주 테미스카밍 쇼어스(Temiskaming Shores)에 짓고 있는 이 정제소는 원래 2025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자금 조달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정이 뒤로 밀렸다.

현재 일렉트라는 공사 재개에 필요한 1억 달러(1490억 원)의 예산을 전액 마련했다. 올해 중반부터 현장 인력을 본격 투입해 20272분기 기계적 완공을 달성하고, 3분기 시운전을 거쳐 4분기에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제소의 완공은 단순한 기업 이슈를 넘어 북미 대륙 전체의 핵심 광물 공급망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이 시설은 북미에서 유일한 코발트 황산염 정제소다. 트렌트 멜 CEO"책임 있는 방식으로 조달된 코발트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일렉트라를 북미 핵심 광물 안보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탈중국·IRA 대응 동시에… LG엔솔, 캐나다에 거점 넓힌다

LG엔솔의 이번 행보는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큰 전략 위에 놓여 있다.

LG엔솔은 지난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넥스트스타 에너지(NextStar Energy)'의 지분 100%를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로부터 인수하며 단독 운영 체제를 갖췄다. 이 공장은 올해 들어 생산 범위를 지속 확대하며 캐나다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굳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엔솔이 캐나다를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은 중국산 핵심 광물 비중을 줄이지 않으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제한된다. 북미에서 정제된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핵심 광물 시장 전문 분석기관 관계자는 "코발트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원자재에서 단일 공급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제조원가 방어의 기본 원칙"이라며 "LG엔솔의 이번 결정은 향후 협상력 측면에서도 유리한 포지션을 구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쏠림' 탈피가 곧 생존 전략


코발트는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나오고, 정제 능력의 대부분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이른바 '이중 집중'이라 불리는 이 구조가 유사 시 공급망 교란의 뇌관으로 지목된 지 오래다.

LG엔솔이 캐나다 파트너와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의존도를 조절하는 투 트랙 전략을 택한 것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에 배터리 기업이 구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잘 보여준다. 코발트 가격이 정점을 지나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공급망의 '다층적 안전판'을 마련해 두는 것은 전략 자산으로서 가치가 계속 누적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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