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미국, '레바논 지상전 확대' 합의…20년 만의 최대 침공
"가자식 초토화 재현"…80만 피란민에 유가 급등까지 '삼중 충격'
트럼프, 1948년 이후 첫 이스라엘-레바논 종전 협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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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948년 이후 첫 이스라엘-레바논 종전 협정 추진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전문가들은 묻는다. "이번에는 어디서 멈출 것인가."
이미지 확대보기'리타니강 이남 완전 장악'…이스라엘, 작전 목표 공식화
지난 13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입수해 보도한 이스라엘 정부 내부 논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전역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헤즈볼라의 군사 기반을 뿌리째 제거하는 대규모 지상 작전 계획을 확정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서 적용한 방식을 레바논에도 그대로 구현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헤즈볼라가 무기 저장고나 공격 거점으로 활용하는 민간 건물을 전량 파괴하겠다는 뜻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레바논 접경 지역에 3개 기갑·보병 혼성 사단을 전개 완료했으며, 추가 예비군 소집과 병참 보강도 마쳤다. 작전의 두 축은 명확하다. 첫째, 헤즈볼라 병력을 국경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완전히 밀어내는 것. 둘째, 접경 마을마다 거미줄처럼 구축된 헤즈볼라 터널 망과 탄약 저장소를 해체해 이스라엘 북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란·헤즈볼라 합동 공격이 불씨…'협상 가능성'을 소각했다
이스라엘 강경 전환의 결정적 방아쇠는 헤즈볼라와 이란의 동시 미사일 공격이었다. 헤즈볼라는 200발 이상의 미사일을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발사했고, 이란 역시 수십 발을 추가 발사하며 이스라엘을 직접 압박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격 직전까지 휴전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었지만, 이 합동 공격으로 협상론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은 이스라엘의 지상 침공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상전이야말로 이스라엘군이 빠질 함정"이라며 "근접전에서 저항군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맞섰다.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기갑부대를 상대로 거둔 전술적 성과를 반복하겠다는 자신감이 담긴 발언이다.
트럼프 행정부 '조건부 지지'…공항·기반 시설 폭격엔 제동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목표로 하는 이스라엘 군사 작전에는 원칙적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레바논 국가 시스템 자체의 붕괴는 막아야 한다는 이중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 측에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포함한 국가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직접 폭격은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이미 선을 넘어서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리타니강 이북 마을들에까지 대피령을 발령했고, 헤즈볼라 거점으로 지목한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으로 공격 반경을 넓혔다. 현재까지 레바논에서는 약 8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으며, 민간인 사망자는 770명을 넘어섰다.
한국 경제 직격탄…유가 상승·물류비 급등 '이중 압박'
에너지 시장 충격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분쟁으로 중동 에너지 공급망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을 현실화할 경우 세계 석유 수요의 최대 20%가 통과하는 해상 루트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타격이 현실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IEA는 회원국들과 전략 비축유 방출 요건과 규모를 협의 중이다.
이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파장을 초래할 것이다. 한국은 중동발 공급 충격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원유 수입 비중의 60% 이상이 중동에서 오는 한국에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무역적자가 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 확대되는 것으로 KB증권 (2026년 3월)에서 분석하고 있다. 국내 항공·해운·석유화학 업계는 이미 원가 상승 압박에 노출됐으며, 소비자물가(현대경제연구원, 약 2.9% 인상 우려)에 대한 2차 영향도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이전 단계에서도 선물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헤지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수면 아래 '종전 협상'…1948년 이후 첫 이스라엘-레바논 평화 가능성
포화 속에서도 협상 테이블은 조용히 차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문제의 전권을 측근인 론 더머 전 미국 주재 대사에게 위임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돈이자 아프리카 특사를 겸하는 마사드 불로스가 중재자로 나섰다.
불로스 특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직접 대화 채널을 열기 위해 아랍권 국가들과 비공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 정부도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 협상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은 이번 중재를 통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6년간 법적 전쟁 상태로 묶여 있던 양국 간 종전 합의까지 끌어낼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된다면 중동 외교사에 전례 없는 이정표가 된다.
"단기 종전 없으면 제2의 가자 고착화 우려"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의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동 분쟁 전문가들은 헤즈볼라는 2006년 전쟁에서 이미 이스라엘 기갑 전력에 대응하는 전술을 충분히 습득했으며, 이번에도 터널 전술과 매복 전투로 이스라엘의 속전속결 전략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시장에서도 이스라엘이 단기간에 헤즈볼라를 궤멸하지 못할 경우 레바논 남부가 가자지구처럼 장기 점령 상태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사 목표 달성과 외교적 출구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지 않으면, 중동의 지각변동은 단순한 전선 이동이 아닌 지역 질서 전체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이스라엘도, 레바논도, 그리고 중동발 에너지를 수혈받는 전 세계,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