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34년 만에 1달러=153엔대로 하락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52엔이라는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일본 정부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11일 오전 8시 일본 재무성 칸다 마사토 재무관은 기자들 앞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움직임이 가파르며,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엔화 환율은 이미 153엔대를 돌파한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엔화 약세의 주된 원인은 미국 인플레이션을 배경으로 한 강력한 달러 강세다.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무너지면서 달러는 모든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세력의 엔 매도 규모는 최근 201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기세력이 엔화 약세를 기대하고 있다는 증거다. 투기세력의 공격적인 투자는 엔화 약세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엔화 약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와 범위, 일본 경제의 상황 등 여러 요인이 엔화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엔화 약세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 개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개입 시점과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개입 시기가 늦거나 규모가 작으면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한국 경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출 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수입 기업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엔화 약세는 한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여행자들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외환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엔화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엔화 환율의 변동성에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정책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