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가 콘솔 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 5'의 부피, 무게를 줄인 새로운 기종, 이른바 'PS 5 슬림'의 출시를 공지했다.
시드 슈먼(Sid Shuman) 소니IE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미국 시각 기준 1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연휴에 맞춘 신규 PS5 콘솔 공개'란 제목의 공지문을 발표했다.
새로운 PS5 모델은 2020년 11월 출시된 기존 제품과 동일한 스펙이며, 저장 장치는 825GB(기가바이트) SSD에서 1TB SSD로 약 24% 확장됐다. 반면 제품의 부피는 30%, 무게는 18%(디스크 드라이브 버전), 24%(디지털 패키지 버전) 감소했다.
또 디스크 드라이브를 탈착식으로 이용하는 옵션이 추가됐다. 기존 버전과는 달리 디지털 패키지 버전을 구매한 이용자도 나중에 탈착식 디스크 드라이브를 추가 구매하면 언제든 디스크 드라이브가 포함된 일반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소니IE는 그간 PS 5의 중량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R&D(연구 개발)를 진행했다. 실제로 일반 버전 기준 2020년 11월에는 4.5kg의 중량을 가졌던 PS5는 2021년 8월 출고 버전부터는 4.2kg, 지난해 9월에는 3.9kg로 점차 감소해왔다. 이번에 다시 18% 줄였다면 무게는 약 3.2kg, 최초 출시 시점과 비교하면 29% 줄어든 셈이다.
중량 감소 외에도 저장 공간을 1TB로 늘인 것은 라이벌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MS는 올 9월 Xbox X·S 중 보급형 기기 Xbox S의 새로운 모델을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기존의 512GB 저장 장치를 2배 확대, 1TB SSD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었다.
PS5와 Xbox X·S는 이전 세대 기기가 그러했듯 2020년 11월 함께 출시돼 직접적으로 경쟁했다. 올 2분기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는 PS5는 4100만대, Xbox X와 S는 도합 2100만대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모델은 게임 콘솔 시장에서 '1위 굳히기'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소니IE는 이번 PS 5 신형 모델 출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회사 인섬니악 게임즈에서 개발을 맡아 오는 20일 출시를 앞둔 PS 독점작 '마블 스파이더맨 2'를 제시했다.
이 외에도 '발더스 게이트 3', 'EA 스포츠 FC(구 피파) 24',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등 파트너사 게임들을 함께 소개했는데, 여기에는 MS에서 인수하는 것을 앞둔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도 포함됐다. 두 회사는 올 7월, MS가 액티비전을 인수해도 향후 10년간 '콜 오브 듀티' IP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새로운 PS 5는 공지 당일부터 일본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가격은 6만6980엔(약 60만원), 디지털 패키지판은 59980엔(약 54만원)으로 이전 모델(일반 6만478엔, 디지털 패키지판 4만9478엔) 대비 소폭 인상됐다.
미국 가격 기준으로는 일반 499.99달러, 디지털 패키지판 449.99달러로 디지털 패키지판 가격만 종전 대비 50달러 올랐다. 또 탈착식 디스크 드라이브 별도 판매가는 일본 기준 1만1980엔, 미국 기준 79.99달러다. 한국 정식 판매 시점과 출고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