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약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알파벳(구글)과 엔비디아가 FTC 측의 의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 업체는 '이번 인수 계약이 MS의 게임·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과 근거 자료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이후 두 회사는 FTC와 MS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호출될 수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FTC는 지난해 12월 8일, MS의 액티비전 인수가 게임업계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MS는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후 세계 각국 정부 기관의 승인을 받고 있었다.
게임업계에서 MS의 이번 인수를 반대하는 이들은 콘솔 게임기 분야에서 직접적인 라이벌인 소니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액티비전의 미국 내 라이벌로 꼽히는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2)의 슈트라우스 젤닉 대표는 지난해 말 "이번 인수를 반대하는 대형 업체는 사실상 한 곳 뿐"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구글이 MS의 인수에 우려를 표한 것은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두 업체는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 각각 구글 '스태디아',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내세워 경쟁해왔다. 지난 2019년부터 경쟁해오던 두 서비스 중 구글의 스태디아가 이용율 저조를 이유로 오는 18일 서비스가 종료된다.
MS는 지난해 10월, 영국 경쟁시장국(CMA)에 이번 인수를 승인받기 위해 제출한 보고서에서 구글을 라이벌로 지목하기도 했다. MS는 보고서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바일 게임 역량을 바탕으로 앱 스토어 시장에 진출, 구글·애플 등 기존 스토어의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명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에 관해 "게임에 대한 평등하고 개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인수에 직접적으로 반대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표했다. 엔비디아와 MS는 지난해 6월 '메타버스 표준 포럼'을 함께 설립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다져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