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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연합' 리더 MS, 앱 스토어 구축 선언…애플·구글과 '맞대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후, 게임 IP 앞세워 앱 스토어 시장 공략"
"콘솔게임 독점 논란 피하기 위해 '언더독' 자처"라는 지적도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2-10-21 08:57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사진=로이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Xbox) 게임 플랫폼을 바탕으로 앱 스토어 시장에 도전한다. 업계의 반응은 '메타버스 연합'의 리더로서 애플·구글 등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는 평가와 콘솔 게임 독점 논란을 흐리기 위한 선전 전략일 뿐이라는 비판으로 나뉘었다.

씨넷, 디지털 트렌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관해 영국 경쟁시장국(CMA)에 제출한 보고서에 "인수 이후 Xbox 플랫폼을 모바일 스토어로 확장할 것"이라고 기재했다.

MS는 올 1월 미국 대형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은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으며 현재 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에서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큰 존재감을 갖춘 업체"라고 표현했다. 사측의 모바일 대표작으로는 액티비전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하스스톤'과 '디아블로 이모탈', 킹 '캔디 크러쉬 사가' 등이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작들의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이미지 확대보기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작들의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이번 CMA 보고서에서 MS는 "구글·애플 등 기존 모바일 시장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존 앱 스토어 사업자들을 직접 거론하는 한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바일 게임 IP'를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MS가 자체 앱 스토어에 대해 거론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증강현실(AR) 헤드셋 '홀로렌즈'를 공개하며 '개발자들이 자유로이 콘텐츠를 판매하는 개방형 앱 스토어'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앱 스토어에 관해 구글과 애플을 직접 거론한 것은 최근 메타 플랫폼스(메타)와 맺은 이른바 '메타버스 동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 12일, 메타의 연례 컨퍼런스 행사 '커넥트 2022'에서 IT 컨설팅사 액센츄어와 3자 협업, B2B 메타버스 서비스 보급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는 당시 메타의 임무를 '메타버스를 위한 개방적 생태계 구축'이라고 표현했다. 또 "과거 인터넷은 애플과 같은 폐쇄적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애플을 직접적인 라이벌로 지목했다.

MS와 메타는 지난 6월, 에픽 게임즈·엔비디아·퀄컴·소니·이케아·화웨이 등과 함께 '메타버스 표준 포럼'을 발족했다. 포럼의 의장을 맡은 닐 트레벳 엔비디아 이사는 "누구든 포럼에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애플·구글 등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메타버스 표준 포럼(MSF)' 창립에 참여한 37개 회원사들의 목록. 사진=MSF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메타버스 표준 포럼(MSF)' 창립에 참여한 37개 회원사들의 목록. 사진=MSF 공식 사이트

IT 매체 더 버지는 MS의 앱 스토어 프로젝트가 보다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3D 그래픽 엔진 '언리얼 엔진'을 보유한 에픽 게임즈는 애플·구글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MS의 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PC 게임 플랫폼 '스팀' 운영사 밸브의 휴대용 게임기 '스팀 덱' △로지텍과 레이저의 휴대용 게임기 프로젝트 등에 Xbox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모바일 앱 스토어에 더해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도 공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에픽 게임즈는 지난 2020년 8월, 애플·구글이 앱 스토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송전에 나섰다. 이에 앞서 애플과 구글은 에픽 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에 자체 인앱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자 '앱스토어 정책 위반'을 이유로 게임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애플이 곧바로 반소를 제기해 소송전에 나선 가운데 구글은 지난해 10월, 에픽 게임즈를 상대로 뒤늦게 제출한 반소장을 통해 "팀 스위니 에픽 게임즈 대표가 최소 2019년부터 소송전을 고의로 일으킬 계획을 세웠으며 이를 필 스펜서 MS 게임 사업부에게 이메일로 알렸다"고 주장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위)와 애플 앱스토어 이미지. 사진=벡티지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플레이스토어(위)와 애플 앱스토어 이미지. 사진=벡티지

한편,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식을 듣자 "MS가 규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구글·애플을 라이벌로 놓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콘솔 게임계 독점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해 일부러 '언더독' 포지션을 취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인수가 게임계 독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는 인수 발표 직후에도 있었다. 미국 IT매체 디지털 트렌드는 올 1월 "MS의 이번 인수 이후 소니·텐센트 등 라이벌들도 비슷한 인수전에 나설 전망"이라며 "결국 게임계는 거대 자본에 의한 독과점 경쟁 체제로 변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S의 콘솔 게임계 라이벌 소니는 지난 8월, 이번 브라질 경제 방위 관리 위원회(CADE)에 "액티비전의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는 다시 나오기 어려운 IP"라며 이번 인수가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암시했다. 이에 MS는 즉각 "소니가 우리의 Xbox 게임 패스 사업을 방해한 정황이 있다"고 반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연합(EU) 규제 당국은 이달 초 "MS가 라이벌 업체에 '콜 오브 듀티' 등을 서비스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인가?", "이번 인수 후 MS의 경쟁력이 얼마나 강화되는가?" 등을 게임사들을 상대로 공식 질의했다.

톰 워렌 더 버지 편집장은 "영국 CMA를 비롯한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은 향후 몇 달 간 MS의 앱 스토어 프로젝트와 콘솔 게임 시장 독점 가능성, 양 쪽 모두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MS가 품고 있는 게임 사업에 대한 야망을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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