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스페이스X 엔지니어 창업 '메시' 인수, FTC 조기 종결
칩-광통신망-위성 수직계열화 뼈대 갖춰… 800억 달러 컴퓨팅 계약이 노림수
칩-광통신망-위성 수직계열화 뼈대 갖춰… 800억 달러 컴퓨팅 계약이 노림수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일론 머스크의 메시옵티컬테크놀로지스(이하 메시) 인수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AI 인프라의 '신경망' 부품까지 수직계열화 틀을 갖췄다. 구리선을 빛으로 대체하는 광트랜시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광반도체 상용화 시계가 빨라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규제당국 심사 나흘 만에 '조기종결'
미국 규제 당국은 이 거래를 경쟁 제한 우려가 낮은 건으로 판단했다. FTC는 지난 25일 반독점 사전심사(HSR)를 '조기종결' 방식으로 마무리했다. 통상 30일 걸리는 절차를 나흘 만에 끝낸 것이다.
거래는 머스크를 인수 주체로, 거래번호 20261601로 공시됐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메시는 지난해 창업한 신생사다. 테크크런치는 같은 날 메시 공동창업자 3명이 스타링크 위성 수천 기를 잇는 광통신 링크를 개발한 전직 스페이스X 엔지니어라고 전했다.
올해 2월 스라이브캐피털 주도로 5000만 달러(약 771억 원) 시리즈A 투자를 받으며 스텔스 단계에서 벗어났다. 창업 1년여 만에 머스크 진영에 안긴 셈이다.
메시의 무기 구리선을 빛으로… 전력 병목 뚫는 광트랜시버
메시의 무기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지연 병목을 뚫는 광트랜시버다. 주력 제품 '알파 C1'은 전기신호를 초당 1.6테라비트(Tbps) 속도로 빛으로 바꾼다.
구리 케이블 대신 빛으로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해 전력 소모와 지연을 동시에 줄인다. AI 학습·추론처럼 고밀도 연산이 몰리는 환경에서 핵심 기술이다.
메시는 반도체 패키징에 쓰는 플립칩 본딩 공법으로 부품을 양산해 대량생산의 길을 텄다.
이번 인수는 머스크의 '컴퓨팅 제국' 그림에서 인프라 뼈대를 채운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넥스트웹은 스페이스X가 앤스로픽·구글·리플렉션AI와 2029년까지 800억 달러(약 123조4400억 원) 규모 컴퓨팅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자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부담이 커지자, 광통신 기술로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칩(xAI 콜로서스)→광통신망(메시)→위성 백홀(스타링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틀을 갖춘 것이다.
광트랜시버 시장은 현재 브로드컴·시스코·인텔 등 거인이 버티는 격전지여서, 이번 인수로 당장 시장을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주 데이터센터로 가는 다리
메시 기술은 지상을 넘어 궤도로 확장한다. 창업진의 출발점이 스타링크 위성 간 레이저 통신인 만큼, 이 기술은 머스크가 구상하는 '궤도 AI 컴퓨팅'과 맞닿는다. 외신은 이를 '스타마인드' 구상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위성망을 활용해 우주에 AI 연산 클러스터를 띄우는 장기 구상을 추진한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메시는 창업 1년여의 초기 단계 기업이고, FTC가 경쟁 제한 우려가 낮다고 본 것은 시장 지배력이 미미하다는 방증이다.
인수가 인재·지식재산권 확보 성격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양산 검증과 외부 고객 확보는 과제로 남는다.
광·전 융합이 가른다… 광부품·메모리·소재장비
광통신이 '망 임대'에서 '칩 직결'로 무게중심을 옮기면, 데이터센터 부품 밸류에이션의 축이 메모리에서 광·전 융합으로 넓어진다.
메모리·패키징 부문에서 SK하이닉스·삼성전자는 이미 HBM에 광통신을 결합한 광학연결(CPO)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머스크의 수직계열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상용화 시계를 앞당겨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광·전 융합이 표준으로 굳으면 메모리-광부품 결합 기술을 쥔 쪽이 주도권을 잡는다.
광부품 부문에서 오이솔루션 등 국내 광통신 부품 업체에는 시장 확대가 기회다. 빅테크가 차세대 광부품 수요를 키우면 직접 수혜를 본다. 반대로 머스크가 자체 설계·양산 체계를 갖추면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위험이 공존한다. 소재·장비 부문에서 실리콘포토닉스 웨이퍼·광원·정밀 본딩 장비 수요가 늘면 관련 소재·장비사가 수혜권에 든다. 다만 핵심 공정을 미국·대만 업체가 선점하면 국내 후발 주자는 격차가 벌어진다.
머스크의 광통신 수직계열화는 한국 반도체 경쟁의 축을 '저장'에서 '연결'로 옮기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