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초거대 빅테크 기업 애플(Apple)의 진짜 본사는 어디일까. 대다수의 사람은 당연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화려한 '애플 파크'를 떠올릴 것이다. 돈의 질서와 세금의 관점에서 보면 이 상식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애플을 비롯한 구글, 메타 등 수많은 글로벌 기술 공룡들의 실질적인 지식재산권(IP)과 천문학적인 유럽 매출이 집결하는 진짜 본거지는 미국이 아닌 유럽의 변방, '아일랜드(Ireland)'이다. 미국 정부의 높은 법인세와 전 세계적인 과세 추적을 피해 자본의 국경 이동을 감행한 이른바 '더블 아일랜드(Double Irish)' 절세 기법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영리하고 거대한 자산 대피 작전이었다. 아일랜드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인 낮은 세율을 찾아 전 세계의 디지털 돈맥이 통째로 국경을 넘어 이동한 이 사건은 우리에게 아주 준엄한 메시지를 던진다. 자본은 세금이 가장 낮은 곳, 과세의 칼날이 미치지 않는 안전한 대피소를 향해 국경을 초월하여 본능적으로 흐른다는 사실이다.
세금 전쟁은 빅테크 기업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개인 자산가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파괴적인 규모로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인류의 수명은 120세 시대로 연장되고 있다. 이를 버텨내기 위한 개인들의 노후 자금 규모는 전례 없이 거대해졌다. 문제는 이 늘어난 수명과 자산의 길목을 가로막고 선 거대한 장벽, 바로 각국 정부의 무자비한 '세금 폭탄'이다. 팬데믹과 고령화로 인해 국가 부채가 역사상 최고치로 폭발한 전 세계 정부들은 지금 부유층은 물론 중산층의 자산까지 샅샅이 털어내기 위해 인공지능 세무 추적 시스템을 가동하며 눈에 불을 켜고 있다.아무리 뼈를 깎는 노력과 정교한 재테크로 수십억 원의 압도적인 은퇴 자금을 모아둔들, 상속세와 증여세, 자산 종합과세의 단두대 위에서 자산의 절반을 고스란히 국가에 뜯긴다면 그 모든 노력은 단숨에 무용지물이 된다. 애플이 아일랜드로 영토를 옮겨 자산을 지켰듯이, 법정화폐 시스템의 감시망을 피해 자산을 이동시키는 이른바 '디지털 실크로드'의 실체를 파헤치고, 합법적으로 자산의 소유권을 방어할 수 있는 장기 자산 보존 전략을 명확하게 진단한다.
오늘날 전 세계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거시경제적 위기는 '통제 불가능한 빚'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기축통화국들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 역시 고령화에 따른 복지 비용 폭증과 경기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내며 빚을 늘려왔다. 자본주의 경제학에서 정부가 짊어진 빚의 청구서는 결국 단 하나의 경로로 수렴된다. 바로 국민을 향한 '증세'다.최근의 과세 트렌드는 과거처럼 단순히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걷는 '소득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정부의 칼날은 이미 개인이 축적해 둔 자산의 덩어리 자체를 깎아내는 상속세, 증여세, 그리고 부동산세와 금융소득 종합과세로 향하고 있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자동으로 자산과세 대상자가 되는 '증세의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더욱 무서운 것은 기술의 발전이 정부에게 완벽한 추적 무기를 쥐여주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현금을 숨기거나 차명 계좌를 활용하는 방식의 아날로그식 절세가 통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국세청의 인공지능(AI) 세무 시스템이 개인의 신용카드 소비 패턴, 부동산 거래 내역, 해외 송금 흐름, 심지어 SNS에 올린 일상 사진까지 실시간으로 교차 분석하여 자금 출처를 역추적한다. 촘촘해진 디지털 감옥 안에서 내 자산의 소유권을 온전히 지켜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진 것이 오늘날 생명 자본주의 이면에 숨겨진 냉혹한 현실이다.
이 같은 세무 당국의 촘촘한 세 그물망을 바라보는 글로벌 초자산가들과 월스트리트의 거대 자본은 이미 법정화폐 시스템의 울타리를 넘어가고 있다. 그들이 개척한 자산 대피소의 핵심 루트가 바로 국경과 정부의 통제권 밖에 존재하는 '디지털 실크로드'다.전형적인 절세 방식이었던 스위스 비밀계좌나 케이맨 제도와 같은 오프쇼어(Offshore) 조세회피처는 이미 각국 정부의 금융정보 자동교환 협정으로 인해 투명하게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지 오래다. 자본가들이 찾은 새로운 대안은 정부가 발행하는 종이 화폐 시스템 자체를 이탈하는 것이다.그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각국 정부의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없고,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희소성이 보장되며, 전 세계 어디로든 몇 초 만에 세금 추적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국무경 대체 자산인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하고 있다. 또 실물 부동산이나 예술품을 디지털 코드로 쪼개어 소유권을 분산하는 '토큰화' 기술을 활용해 과세 당국의 추적 지표를 무력화한다. 자본이 디지털이라는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정부의 과세 주권을 비웃고 있는 셈이다. 이 디지털 실크로드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은행 예적금과 국내 자산에만 내 은퇴 자금을 묶어두는 것은, 정부가 쳐놓은 과세 덫에 내 지갑을 스스로 가져다 바치는 것과 다름없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자산의 형태를 바꾸고 이동시켜 국가의 과세 칼날로부터 내 지갑의 소유권을 완벽하게 헤지(Hedge) 힐 필요가 있다.
세금 폭탄을 피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정부가 마음대로 규제를 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법정화폐 생태계에서 내 자산의 일부를 탈출시키는 것이다.월스트리트의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고 초자산가들이 이를 은퇴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포함시키는 이유는 단순히 시세 차익을 노리기 위함이 아니다. 이는 정부의 무분별한 화폐 발행(인플레이션 세금)과 세무 추적으로부터 자산의 절대적 소유권을 방어할 수 있는 궁극의 디지털 금이기 때문이다. 자산의 일정 비율을 국경과 세무 당국의 즉각적인 통제가 미치지 않는 디지털 대체 자산의 형태로 장기 적립해야 한다.내 이름으로 된 재산이 많을수록 인공지능 세무관의 가장 좋은 타깃이 된다. 영리한 자본가들은 '재산은 내가 지배하되, 서류상 소유권은 내가 아닌 상태'를 만드는 고도의 제도적 방어벽을 친다.
은퇴 자산과 핵심 부동산을 개인 명의로 계속 쥐고 가다가는 사상 최대의 상속세 폭탄을 맞고 가문이 붕괴할수 있다. 자산의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조짐이 보인다면 금융 기관의 신탁 제도를 활용해 소유권을 신탁회사로 이전해 두거나, 1인 혹은 가족 중심의 자산관리법인(SPC)을 설립해 자산을 법인의 명의로 귀속시키는 것이 더 유리할수 있다. 법인 세율은 개인의 최고세율보다 훨씬 낮은 뿐만 아니라, 자산의 증식과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비용을 합법적인 비용 처리를 통해 절세할 수 있는 강력한 방패가 된다. 세금은 한꺼번에 뭉쳐서 맞을 때 가장 치명적이다. 은퇴 시점이나 사망 시점에 임박해서 자산을 정리하려고 하면 국가에 절반을 헌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수 있다. 비과세 증여 한도를 활용해 자녀나 배우자에게 10년 주기로 자산을 미리미리 쪼개어 이전하는 '시간 분산 전략'을 기계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과세 이연 금융 상품의 활용도 중요하다. 매달 발생하는 금융소득이 종합과세 기준을 넘어 장수 리스크용 은퇴 자금을 갉아먹지 않도록,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장기 저축성 보험이나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를 먼 미래로 미뤄주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변액연금 등의 금융 통로를 선점하여 자산의 세후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아무리 훌륭한 생산성을 발휘해 부를 창출하고, 우주와 생명이라는 미래 영토를 선점하더라도 그 마지막 길목에서 세금이라는 국가의 합법적 약탈에 주권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실패한 재테크에 불과하다.세금은 단순히 "나중에 버는 만큼 내면 되는 기회비용"이 아니다. 정부의 세금 폭탄은 내 은퇴 자금의 생사여탈권을 쥔 가장 강력한 리스크이자 악재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