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팝 컬처 컨벤션(서울팝콘), 지스타 등 서브컬처 행사가 열릴 때면 으레 전날부터 행사장에서 밤을 새는 참관객들이 있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개최된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에서도 이러한 '열성 팬'들이 등장했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개막된 AGF 행사장 안팎은 행사를 즐기러 온 관람객과 코스튬 플레이어로 가득 찼다. 이들의 행렬은 오전 10시부터 폐관 2시간 전인 오후 4시까지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행사 시작 12시간 전인 2일 오후 10시부터 킨텍스에서 기다렸다고 밝힌 한 관람객은 "최소 100명 이상의 인원이 밤을 세워 오픈을 기다렸다"며 "킨텍스 측의 배려 덕분에 건물 안에서 대기할 수 있었고 포르투갈과 한국의 경기가 끝났을 때에는 킨텍스에는 큰 함 성소리가 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킨텍스 일대의 기온은 3일 새벽 영하 0.2도까지 떨어졌고 바람도 다소 불었다. 새벽 7시에는 잠시 비가 내리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이란 이름답게 행사장 초입에는 D&C 미디어의 애니메이션 부스, 각 콘텐츠 속 유명 IP들의 피규어를 전시한 래빗츠컴퍼니·아미아미·도쿄 피규어의 합동 부스가 설치됐다.
2주 전 열렸던 부산 벡스코의 '지스타 2022'에서 팬들과 함께 했던 넥슨과 카카오게임즈 부스가 이들 바로 근처에 마련됐다. 넥슨은 올해 게임 대상 인기상을 수상한 '블루 아카이브' 부스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행사장 한 켠에는 넥슨이 국내 서비스하고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개발한 '카운터사이드' 부스도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앱마켓 1위에 오른 히트작 '우마무스메' 기념 부스와 더불어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한 차기작 '에버소울' 부스를 성탄절 테마로 꾸몄다. 넥슨과 카카오게임즈는 각 부스에서 포토타임, 성우·일러스트레이터 팬 미팅, 인플루언서 간 게임 대전 등의 이벤트를 선보였다.
웹 소설 플랫폼 '노벨피아' 운영사 메타크래프트 역시 대대적인 부스를 열고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러브인 로그인' 시연대를 마련했다. 노벨피아 부스 옆에는 지스타에도 참여했던 게임사 CFK가 '홍마성 레밀리아 교향곡' 등을 시연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AGF는 콘텐츠와 더불어 굿즈샵, 음악 크리에이터들의 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 역시 한국의 유명 음악 크리에이터 '라온'이 오프닝 공연을 맡은 가운데 애니플러스의 대대적인 콜라보레이션 카페를 필두로 다양한 굿즈 부스들이 마련됐다.
일본의 유명 애니송 전문 뮤지션 'DJ카즈'는 지난 2019년 AGF에 이어 올해에도 행사장을 찾았다. 카즈 외에도 '러브 라이브' 성우진인 오오니시 아구리·우치다 슈우·쿠보타 미유, '아이돌리쉬 세븐' 행사에 참여한 성우 오노 켄쇼 등이 트위터로 AGF 인증샷을 남겼다.
행사 게스트 외에도 여러 일본 업체들이 행사장에 부스를 열었다. 행사 공동 참관사인 소니 뮤직 재팬의 부스에선 일본의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더불어 한국의 버추얼 가수 '아뽀키'가 전시됐다.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끄는 버추얼 유튜버 그룹 니지산지·홀로라이브 역시 굿즈를 파는 단독 부스가 마련됐다.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은 소니 뮤직 재팬이 국내 미디어 기업 애니플러스·대원미디어·D&C미디어와 공동 주관하는 서브컬처 행사다. 2018년, 2019년 개최된 후 2년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개최가 불발됐다. 마지막 행사였던 2019년에는 47개 업체가 참여, 약 3만50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