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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독일에 반도체 공장 짓나…인텔 떠난 마그데부르크 '빈자리' 유력 후보

작센주 대표단, 직접 한국 찾아 삼성·SK하이닉스에 러브콜…유럽 반도체법 보조금 대기 중
TSMC 이어 삼성까지? 드레스덴 파운드리 4파전 가능성…메르츠 신정부 보조금 기조는 변수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하면서 생긴 공백을, 삼성전자가 채울 수 있다는 관측이 독일 현지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하면서 생긴 공백을, 삼성전자가 채울 수 있다는 관측이 독일 현지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하면서 생긴 공백을, 삼성전자가 채울 수 있다는 관측이 독일 현지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지난 17(현지시각) 경기도 수원에 본사를 둔 삼성 그룹이 유럽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기술 전문 매체 오이거(Oiger)도 같은 날 이를 인용 보도했다. 인텔의 공백을 채울 대안 유치에 나선 작센주()가 최근 한국을 직접 찾아 삼성 등에 투자를 타진한 사실도 함께 전해졌다.

작센주 대표단, 한국 찾아 삼성에 직접 손 내밀어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초소형 전자부품) 분야에 집중한 작센주 경제대표단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작센 경제개발청(WFS)의 토마스 혼 전무이사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시장 중 하나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칩 및 반도체 부품 생산에서 세계 선도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이런 배경에서 기존 대만·일본·미국에 더해 한국에 더 강하게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고 말했다.

작센주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인텔의 이탈이다. 인텔은 2022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총 300억 유로(51조 원)를 투입해 첨단 반도체 공장 2()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독일 정부는 100억 유로(17조 원)를 보조금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인텔은 심각한 재정난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진을 이유로 지난해 9월 이 계획을 최소 2년 보류한다고 밝혔고, 이후 완전 철회를 공식화했다. 공장부지는 확보된 상태이나 주인이 없다.

삼성, '드레스덴 vs 마그데부르크' 두 카드 놓고 저울질


독일 현지 분석에 따르면 삼성이 거론되는 후보지는 두 곳이다.

드레스덴은 유럽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공급망 생태계가 강점이다. TSMC,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X-(X-Fab) 등 대형 파운드리 3사가 이미 진출해 있다. 삼성도 이 지역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자회사 '노발드(Novaled)'가 드레스덴에 연구·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파운드리 경쟁사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경쟁 파운드리 간 같은 도시에 공장을 두지 않는 불문율이 오랫동안 통용돼 왔다는 점도 변수다.

마그데부르크는 인텔 공장을 위해 넓은 부지가 이미 조성돼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드레스덴과 달리 기존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가 빈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드레스덴에 본사를 둔 특수 메모리 반도체 업체 'FMC'도 마그데부르크 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 공장 건설 자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독일 현지 전문가들은 "키몬다(Qimonda) 파산 이후 유럽에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나 삼성 같은 한국 업체가 진출한다면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특히 높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반도체법을 통해 공공·민간 자금 총 430억 유로(73조 원)를 투입하고, 현재 약 10%인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보조금 기조 변화·경쟁사 포진…낙관론엔 제동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출범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신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전임 숄츠 정부식의 수십억 유로 규모 직접 보조금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다. 경제부 장관 카테리나 라이헤(기독민주당)와 연구부 장관 도로테 베어(기독사회당)는 대규모 생산 보조금보다 혁신 지원과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독일과 뮌헨 등이 공동 신청 중인 반도체 설계 센터 구축이 그 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유럽 생산 거점 확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이거 등 독일 현지 매체는 "삼성과 독일 정부의 보조금 지원 방향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한국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동시 진행 중이라는 점도 유럽 공장 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고개를 드는 지금,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둔다면 현지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수요를 직접 공략하고 아시아와 미국발 공급망 충격에서도 한발 비켜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피니온(독일), NXP(네덜란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프랑스) 등 유럽 유력 자동차 반도체 고객사를 현지에서 직접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 입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계산이다.

인텔이 비워둔 자리에 삼성이 앉을지, 독일의 보조금 의지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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