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81조8849억원)에 인수, 엑스박스 라인업을 크게 보강함에 따라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한 업계 라이벌 소니 또한 대형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트로, 헐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들은 "소니가 MS에 대응하기 위해 일렉트로닉 아츠(EA),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T2), 유비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 인수를 적극 추진할 수 있다"고 연달아 보도했다.
외신들이 공통으로 인용한 곳은 영국 시장 조사업체 엔더스(Enders)로, 해당 기업은 "스포츠·슈팅 게임 장르에서 탄탄합 입지를 다진 EA의 시가총액은 약 370억달러(44조8277억원) 수준"이라며 "소니가 가장 선호할만한 업체는 EA이며 T2·유비소프트 등이 조금 더 저렴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리포트를 지난 19일 발표했다.
T2는 최근 소셜 게임 전문사 징가를 127억달러에 인수했으며, 나스닥 기준 시가총액은 27일 종가 기준 약 181억달러다. 유로넥스트 파리에 상장된 유비소프트의 시가 총액은 약 61억 유로(7조3905억원)이다.
소니는 지난해 블루포인트게임즈·하우스마크·파이어스프라이트·닉시즈 소프트웨어·발키리 엔터테인먼트 등 5개 게임사를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힘썼으나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한 19일, 도쿄 증권 거래소에서 주가가 12% 하락하는 등 라이벌에 비하면 역부족으로 평가되고 있다.
EA 인수 협상이 실제로 시작된다면, 소니는 게임계 라이벌들은 물론 애플·아마존 등 빅테크 업체들과도 경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전문지 더 스트리트(The Street)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전에서도 애플, 소니 등이 경쟁사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빅 딜이 터진 직후인 만큼 EA 인수전은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매체 헐리우드 리포터는 EA 인수전의 유력 라이벌로 월트 디즈니 컴퍼니를 지목했다. 디즈니 그룹은 자회사 디즈니 인터랙티브를 통해 게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2016년 개발자 약 300명을 내보낸 후 퍼블리셔 사업에 주력하며 게임 개발은 EA, 스퀘어에닉스, 워너브라더스 게임즈 등에 외주를 맡기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에릭 핸들러(Eric Handler) MKM 파트너스 연구원은 "2020년에 선임된 밥 체이펙 대표가 전임 대표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EA를 인수하는 것"이라며 "EA의 스포츠 게임 라인업은 월트 디즈니의 주력 미디어 ESPN과 결합, 스포츠 미디어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