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전문사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가 유비소프트,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연달아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애니모카 자회사이자 메타버스 부동산 '랜드'를 보유한 블록체인 플랫폼 '더 샌드박스'는 2일 9300만 달러(1092억 원)대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2가 주도한 이번 투자에 모회사 애니모카 외에도 LG 테크놀로지 벤처스, 컴투스 등 국내 업체들이 참여했으며 삼성 넥스트 등이 재정 고문을 맡았다.
특히 컴투스는 지난달 21일 미국 '리버티 시티 벤처스', 영국 '킹스웨이 캐피털' 등과 함께 애니모카 브랜즈를 대상으로 한 6500만 달러(763억 원)대 투자에도 참여했다. 해당 투자를 주도한 것은 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였고, 투자 후 애니모카 브랜즈의 기업 가치는 22억 달러(2조 5851억 원)으로 추산됐다.
애니모카 브랜즈는 2014년 홍콩에서 설립된 블록체인 전문사로, WWE, 마블, 파워레인저 등 유명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 개발, NFT 기반 플랫폼 서비스를 맡고 있으며, '엑시 인피니티' 개발사 스카이 메이비스, NFT 경매 업체 오픈씨 등에 투자하는 등 블록체인 콘텐츠 업계의 핵심 업체 중 하나다.
대형 업체들이 블록체인 업체에 대한 투자에 참여한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일본 이동 통신사 소프트뱅크는 2017년 '캐리어 블록체인 연구 그룹(CBSG)' 컨소시움 설립에 참여했으며, 지난달 영국 블록체인 업체 '엘립틱'에 투자하기도 했다.
게임사들의 행보 역시 마찬가지다. 영국 매체 PC게이머 보도에 따르면, 유비소프트는 블록체인 게임 등을 연구하는 전략혁신연구소를 2018년 설립했으며, 관심을 보여왔으며 지난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P2E(Play to Earn) 게임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컴투스 역시 모회사 게임빌이 지난 4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투자한 후 9월 들어 지분을 추가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8월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서비스 계약을 맺는 등 올 초부터 블록체인 게임 분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애니모카 브랜즈 발표에 따르면, 더 샌드박스가 발행하는 동명의 가상화폐 '샌드박스(SAND)' 지갑을 보유한 고객은 50만 명 이상이며, '워킹 데드' 시리즈, 아타리, '크립토키티' 개발사 대퍼 랩스 등이 더 샌드박스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더 샌드박스의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랜드'에서 홍콩 매체 남화조보, 블록체인 거래소 바이넌스 등이 땅을 사들였으며, 국내 업체 중 네이버 '제페토', 아이코닉스 '뽀롱뽀롱 뽀로로' 등이 '랜드' 속 토지를 보유 중이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샌드박스(SAND)' 시가 총액은 2조 8222억 원으로 전체 가상화폐 중 66위에 해당한다.
아서 마드리드(Arthur Madrid) 더 샌드박스 대표는 "연이은 투자를 통해 게임을 넘어 패션, 건축, 예술, 박물관 등 다양한 분야로 '더 샌드박스'가 성장하고 있다"며 "개방형 블록체인 메타버스를 통해 다양한 제작자에게 디지털 작업 기회를 열어주는 생태계를 계속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