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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그룹, 역외 채권 이자 지급 두 번째 못해 도산 우려 고조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1-09-30 08:48

헝다 그룹이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두 번째 하지 못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헝다 그룹이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두 번째 하지 못했다. 사진=로이터
자금난에 빠진 중국의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이 15억 달러의 보유 은행주식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 지불을 두 번째 하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다 그룹은 이날 오전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성징은행 지분 15억 달러를 국영 자산관리 회사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헝다의 주요 대부업체 중 하나인 성징은행 주식 매각으로 생기는 자금은 성징은행의 부채를 갚는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부채 규모는 70억 위안으로 매각 대금의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3050억 달러의 부채와 함께 헝다 그룹의 채무불이행 위기는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우려를 촉발시켰다. 그러나 중국 중앙은행이 헝다 그룹으로부터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위기감은 수그러들었다.

200억 달러의 역외 부채를 안고 있는 헝다는 2024년 3월 만기인 9.5% 금리의 채권에 대해 4750만 달러의 이자를 29일 지급해야 했지만 결국은 시한을 넘겼다. 지난 주에도 헝다는 역외 채권에 대한 8350만 달러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2024년 만기 채권 보유자 중 일부는 헝다로부터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했으며 지급이 언제 될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헝다가 이자 지급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함에 따라, 전 세계 역외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 지급일 후 30일간의 유예 시한이 끝나는 시점에 헝다가 실제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 손실은 대부분 투자자들이 짊어질 수 있으며 금융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가장 유력한 결과로 '정부의 도움을 받은 채무 재조정'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헝다 그룹이 채권자들에게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보장하면서 고객과 공급업체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기대다.

역외 채권 보유자를 대변하고 있는 한 자문역은 "현재는 관망하는 단계에 있다. 채권자들이 공조하고 있으며 형다 그룹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주 역외 채권 이자 미지급 가능성을 이유로 헝다 그룹과 자회사 헝다와 텐지의 장기 달러화 회사채 신용등급(IDR)을 하향 조정했다.

외신은 마라톤자산운용이 헝다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루스 리처드의 발언을 인용해 헝다 그룹이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차이나방케 등 국영기업과 국영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헝다 그룹의 자산 일부를 구매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헝다 그룹이 붕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불안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을 원한다고 한다. 중국 중앙은행은 웹사이트에 게재된 성명에서 헝다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주택 시장에 노출된 소비자들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했고, 금융시장에 더 많은 현금을 투입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며칠 동안 중국 부동산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를 고조시켰고 헝다 주가는 29일 최고 17% 상승했다가 15% 상승으로 마감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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