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감기나 피로 누적 등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경미한 증상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런 가벼운 증상은 치료가 힘든 '자가면역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가면역질환은 자신의 몸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면역세포 등이 나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몸속 수많은 분자와 세포, 조직들과 관련이 있는데 표적에 따라 전신으로 나타나거나 특정 장기에 이상이 찾아올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 쇼그렌증후군 등이 있으며 현재까지 80여 종에 이르는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조직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 질환으로 관절 파괴와 변형을 일으키며 주로 40대 이후 여성에서 많이 발병한다. 전신홍반루푸스는 결합 조직과 피부, 관절, 혈액, 신장 등 신체의 다양한 기관에 생기는 전신성 질환이며 쇼그렌증후군의 경우는 주로 눈물, 땀, 침 등 외분비샘에 서서히 진행된다.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으로는 크게 유전적 인자와 성별·환경적 요인이 꼽힌다. 어떤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데 이들에게는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자가면역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과잉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통증이나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비스테로이드계 항염증제(NSAID)와 면역억제 치료제 등을 처방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통증이나 발진, 피로감 등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와 함께 균형 잡힌 식단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은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 증상이 피로, 근육통, 발열, 탈모, 발진, 손발의 무감각증, 홍반, 집중력 저하 등 복합적이고 불분명해 임상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경미한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권애린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자가면역질환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소 작은 증상이라도 몸의 이상을 감지했다면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문의 상담 후 관련 진단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건강 관리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권 전문의는 또 "GC녹십자의료재단은 이런 환자들을 위해 자가면역질환 선별검사(CTD Screen)를 실시하고 있다. 이 검사는 자가면역질환에서 다양한 자가항체가 혈액 내에 고빈도로 검출되는 원리를 이용해 세포 내 구성 성분에서 자가항체를 선별하는 검사다"라고 덧붙였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