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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료기기, 식약처 인증만으로 글로벌 문턱 넘었다…시노펙스 ‘혈액여과기’ 모로코 입성

미국 FDA·유럽 CE 없이 한국 기술력으로 해외 정식 등록…의료 주권 확보의 쾌거
전량 수입 의존하던 혈액투석 필터 국산화 넘어 수출 선도, 1조 4천억 시장 정조준
시노펙스가 독자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투석필터).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일에 불과한 미세 기공을 통해 혈액 속 노폐물을 정교하게 걸러내는 3등급 의료기기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소모품의 국산화를 넘어, 한국 식약처 인증만으로 모로코 시장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사진=시노펙스이미지 확대보기
시노펙스가 독자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투석필터).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일에 불과한 미세 기공을 통해 혈액 속 노폐물을 정교하게 걸러내는 3등급 의료기기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소모품의 국산화를 넘어, 한국 식약처 인증만으로 모로코 시장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사진=시노펙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K-방역’의 명성을 넘어 ‘K-제조’의 신뢰도로 세계 시장의 문을 열었다. 시노펙스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투석필터)로 해외 국가의 정식 수입 판매 허가를 획득하며 의료기기 수출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고난도 3등급 의료기기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시노펙스는 4일 모로코 보건부 산하 의약보건청(MMPS)으로부터 혈액여과기 제품의 정식 수입판매 허가 등록 증명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과거 국내 의료기기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CE MDR이나 미국 FDA 인증을 선행 학습처럼 거쳐야 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시노펙스는 이러한 관례를 깨고 오로지 한국 식약처의 인증 데이터와 기술력만으로 모로코 정부의 공식 허가를 이끌어냈다. 이는 한국 식약처의 인증 체계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우리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추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허가는 모로코의 혈액투석 전문 기업인 프리메딕(PRIMEDIC)사와 협력해 약 8개월간 공을 들인 결실이다. 프리메딕사는 지난해 방한해 시노펙스의 방교동 생산라인과 인공신장기 R&D 센터를 직접 시찰하며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양사는 5년간 총 386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승인과 동시에 1차 공급 물량인 1만2000개의 혈액여과기가 선적 길에 오를 예정이다.

국내 혈액투석 시장은 연간 약 2400만 개의 필터가 소요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시노펙스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수출액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국가 핵심 의료 소모품의 국산화를 통해 ‘의료 안보’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막대한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노펙스는 이미 연간 230만 개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설비를 구축하고, 서울대학교병원을 포함한 국내 상급 종합병원 6곳에 제품 등록을 마치는 등 내실을 다져왔다.

이진태 시노펙스 본부장은 “3등급 의료기기인 혈액여과기가 FDA나 CE 없이 우리 식약처 인증만으로 해외 허가를 받은 것은 K-의료기기가 이제 국가 브랜드의 새로운 견인차가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로코를 시작으로 케냐와 파키스탄, 네팔 등 5개국 이상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공신장기(HD)부터 이동형 정수기, CRRT(지속적 신대체 요법) 기기까지 1조4000억 원 규모의 관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예고한 시노펙스의 도전이 대한민국 헬스케어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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