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大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GS리테일은 올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에도 승승장구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05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60분기(15년) 연속 흑자를 이뤄냈다. 1분기 기준 매출 2조 1419억 원, 영업이익 888억 원, 당기순이익 494억 원을 달성했으며 이 중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7% 성장했다. 2분기에는 주춤했다. 매출은 2조 210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91억 원으로 23.15% 하락했다. 반면 국외 상품 매출은 71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51%가량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정기 평가에서 GS리테일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0,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9월 중순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대 15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GS리테일의 수출길
GS리테일은 이달 8일 가맹업종 처음으로 동반성장위원회 종합평가에서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은 데 이어 9일에는 몽골 기업 숀콜라이 그룹과 몽골 제1호 GS25 편의점 개점을 위한 계약 체결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이 회사가 코로나19 거센 폭풍우를 아예 비껴간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임직원 1634명(GS더프레시 855명, 랄라블라 576명)을 감원했다. 코로나19로 경영 여건이 어려워져 퇴사 후 신규 채용을 하지 못한 탓이다.
대신 GS리테일은 해외 매출 수익을 올리며 ‘K-편의점’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실제로 GS리테일은 150여 종의 자체브랜드 상품과 집기류 등 약 60개의 비식품류 상품을 22개국에 수출해 올해 1분기에만 14억 원의 실적을 냈다. 첫 수출이 이뤄진 2017년(약 2억 원)과 지난해(30억 원)의 연간 수출액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후 지난 8월까지 350여 종, 32억 원어치의 수출품이 선적을 마쳐 9월 중순 기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의 1.8배를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미 진출한 베트남 GS25로의 직접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2년 내로 연간 수출액 200억 원을 달성하고 대상 국가도 유럽 등 50여 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은 최근 지난 5월 조직된 해외소싱팀의 수출 업무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GS25의 PB(자체브랜드, private brand) 식품 위주로 이뤄지던 수출이 명확한 타깃이 있는 상품 개발로까지 이어지며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6월에는 수출 전용 상품으로 미트프리 만두 3종(야채 맛, 김치 맛, 갈비 맛)을 개발한 후 해당 상품을 영국‧캐나다‧호주 등 서방 국가에 27만여 개(4만 5600봉지) 수출했다. 이달에는 봉지 얼음(1㎏) 20만 개를 배에 실어 대만 편의점으로 보낸다.
◇ GS25, 출범 30주년 맞아…업계 1위의 동력은 '상생'
GS리테일의 ‘캐시카우’인 GS25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90년 LG25 경희점을 시작으로 업계 최대 점포 수 기반의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며 코로나19에도 굳건히 ‘편의점 1위’ 자리를 지켰다.
반값 택배서비스, 새벽 배송서비스, 스마일박스, 공공요금 수납, 하이패스충전, ATM, 세탁물 연계서비스, 커피 구독서비스 등 플랫폼 영역을 생활 전체로 넓힌 것 외에도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꾀한 것이 성장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올해 2월 GS25의 가맹 경영주를 위해 1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고 3월부터는 ‘특별 추가예산’을 편성해 긴급지원대책을 펼쳤다. 이외에도 상생 대출, 다점포 가맹비 할인, 경영주 경조사 지원, 법률 자문‧노무 콜센터 운영 등 가맹점의 운영효율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달 14일에는 경기도 일산에 'GS더프레시 내일스토어 1호점'을 개점했다. 내일스토어는 GS리테일이 저소득 자활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사회공헌형 슈퍼마켓으로, 고양지역자활센터가 가맹점주를 맡아 저소득층 자활근로자 40여 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내일스토어에 가맹비,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발주지원금 등 개설 투자비용은 물론 입문비용과 운영노하우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플랫폼 혁신'으로 새로운 30년 역사 준비
GS그룹 오너가(家) 3세인 허연수(60) GS리테일 부회장은 1987년 LG상사에 입사해 2009년 GS리테일 편의점 사업부 영업부문장과 편의점 사업부 대표를 거치며 GS리테일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2019년 12월 GS리테일 부사장에서 2013년 사장으로, 2015년 대표이사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그는 ‘미래 성장 기반의 플랫폼 구축’을 강조하는 등 ‘플랫폼’의 변화와 혁신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일궈왔다. 지난해 12월 ‘플랫폼 비즈니스 유닛(BU)’을 신설하고 온라인 사업과의 연계 거점으로서의 오프라인 점포 활용성을 강화했다. 그 결과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유통 채널은 대형마트를 대체할 근거리 소매 플랫폼으로 급속 성장했다.
허 부회장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상생 지원, 차별화된 상품력과 서비스로 GS리테일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올 상반기 11억 33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보수 9억 8200만 원보다 1억 5100만 원(15.4%) 늘어난 금액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