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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③LG생활건강] "디지털 통한 미래 사업 강화" … '차석용 매직' 빛났다

생활용품·음료사업 성장하며 2분기 영업익 3033억으로 61분기 연속 성장
'사업 다각화-프리미엄 브랜드-소비 트렌드' 반영 온라인 마케팅 '적중'
2005년 취임 후 굵직한 M&A만 24건… 개방적 경영스타일도 성장 한몫

연희진 기자

기사입력 : 2020-08-26 00:25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LG광화문빌딩. 사진=LG생활건강이미지 확대보기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LG광화문빌딩. 사진=LG생활건강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大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LG생활건강은 굳건하다. 급변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흔들림이 없다. 지난 1분기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역대 최고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외 화장품 시장 내 주요 채널 매출이 급감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이 성장하면서 매출 급감을 방어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코로나19 사태에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2분기엔 천하의 LG생활건강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면세점 매출이 뚝 떨어지고,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뷰티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예상을 깨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033억 원을 달성하며 61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뷰티업계 맞수인 아모레퍼시픽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LG생활건강의 안정성은 사업 다각화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력,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온라인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다.

올해 상반기 LG생활건강의 ‘효자’는 홈케어&데일리뷰티(HDB) 사업과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후’였다. 화장품 사업은 주춤했지만, HDB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9.7%나 급증해 1285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항균 티슈와 같은 위생용품, 바디케어 브랜드 온더바디, 헤어케어 브랜드 리엔․ 엘라스틴, 섬유유연제 샤프란 아우라 등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후는 면세점이 사실상 개점 휴업한 상황에서도 상반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뷰티 사업 상반기 매출의 절반가량을 후가 메꿨다.

LG생활건강의 미국 화장품 자회사인 에이본의 디지털 카탈로그. 사진=LG생활건강이미지 확대보기
LG생활건강의 미국 화장품 자회사인 에이본의 디지털 카탈로그. 사진=LG생활건강

◇온라인 채널 강화로 고객 유입과 가맹점 상생까지 고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사업의 글로벌 진출과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통해 미래 사업을 위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주문했다.

이에 미국 화장품 자회사인 ‘에이본’은 모바일로 생생한 제품 체험과 주문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탈로그를 론칭했다. 디지털상에서도 제품을 다양하게 체험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심 있는 제품을 모바일이나 PC로 언제 어디서든 바로 구매하거나 SNS, 문자, 이메일 등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 카탈로그의 론칭으로 에이본은 온라인상에서 영역 확대뿐만 아니라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 또한 맞춤형 카탈로그에서 제품에 대한 입체적인 정보를 접하고 바로 주문이 가능해 좋은 초기 반응을 얻고 있다. 론칭 후 7월 8일까지 10주 동안 디지털 카탈로그를 볼 수 있는 에이본 홈페이지 방문자는 론칭 전 10주 대비 53% 증가했다.

뷰티 로드숍이 ‘올리브영’ 등 멀티브랜드숍으로 흡수되는 와중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객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도 마련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년간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해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 직영 온라인몰에서 제품 판매를 제외한 제품정보 조회, 매장 위치 검색 등의 기능만 유지해 왔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직영 온라인 몰 매출을 가맹점 몫으로 돌릴 수 있는 플랫폼을 조성해 새롭게 오픈한 것이다.

새롭게 오픈한 플랫폼에서 제품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은 매장 위치 등을 고려해 ‘마이 스토어’를 설정해야 주문이 가능하며, 해당 주문 건을 통해 발생한 매출과 수익은 고객이 지정한 가맹점에 귀속된다. 마이 스토어로 지정된 가맹점은 주문 내역 확인 후 매장 내 재고를 택배 발송하거나, 재고가 없는 경우 가맹본부에 위탁 배송을 요청해 주문을 처리하면 된다.

LG생활건강을 뷰티업계 1위 기업으로 이끈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이미지 확대보기
LG생활건강을 뷰티업계 1위 기업으로 이끈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미다스의 손’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1월 차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실적을 경신해 ‘차석용 매직’이란 말이 나왔다. 차 부회장이 부임하기 직전인 2004년 연매출은 9526억 원, 영업이익은 544억 원에 불과했지만 15년 동안 성장을 거듭하며 2019년 연매출 7조 6854억 원, 영업이익 1조 1764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 CEO 취임 후 ‘승부사’ ‘인수합병(M&A)의 귀재’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거침없는 M&A 행보를 보이며 뷰티(화장품)ㆍHDB(홈케어&데일리뷰티)ㆍ리프레시먼트(음료) 3개 사업부의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현재까지 진행한 굵직한 M&A만 24건에 이른다. 올해는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인수했다.

차 부회장은 일찍이 글로벌 기업의 경영 마인드를 체득한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내가 도와주겠다’는 CEO 리더십 철학을 가지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 경영 스타일을 추구한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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