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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테슬라 AI 반도체 공급 계약…美 파운드리 확대 교두보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전경.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내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폭스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전경.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내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폭스뉴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2조78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번 공장에서 테슬라가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직접 참여할 것이며 공장이 집에서 가까워 내가 직접 공정 현장을 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AI 칩 수요 겨냥한 ‘미국 내 생산’…삼성, 적자 파운드리 돌파구 마련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완전자율주행(FSD)’에 쓰이는 AI4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AI5 칩은 대만의 TSMC가 생산을 맡고 있다.
이번 AI6 칩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차 및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탑재될 예정이다. 다만 생산 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머스크는 AI5 칩을 내년 말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AI6은 2027~2028년께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미국 파운드리 사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테일러 공장은 고객사 부족으로 수년째 가동이 지연돼 왔으며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ASML의 장비 도입까지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의 류영호 수석연구원은 “테일러 공장이 사실상 고객이 없던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주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의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은 상반기에만 5조 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계약이 중장기적으로 손실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테슬라 주가 상승…미국 내 칩 생산 강화 신호


머스크는 X에 올린 글에서 “이번 계약의 165억 달러는 최소 금액일 뿐이며 실제 생산 물량은 몇 배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28일 한국 증시에서 전일 대비 6.8% 급등했고 테슬라 주가도 4.2% 상승 마감했다.

이번 계약은 단기적으로는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부진이나 로보택시 서비스 확대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선 미국 내 칩 생산을 확대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 한·미 무역협상 연관성은 불투명

이번 계약이 최근 진행 중인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한국 정부는 조선·반도체 분야의 협력을 통해 관세 면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계약이 양국 간 무역협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8% 수준으로 1위인 TSMC(67%)에 크게 뒤처져 있다. 이번 테슬라 칩 수주는 미국 현지 공장 가동과 함께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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