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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시공사 교체…공사 지연·사업비 증액 우려 (종합)

대우건설·두산 컨소시엄 “계약조건 변경 후 3주 만에 협상 종료”
한수원, 내년 7월 새 시공사 선정 목표…2028년 공사 일정 차질 변수
한국수력원자력이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면서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 신규원전 조감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이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면서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 신규원전 조감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사 교체 절차에 들어갔다. 공사비 확정 방식과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둘러싼 협상이 15개월 만에 결렬되면서다. 신규 시공사 선정과 기존 계약 정산, 공사 인계 과정에서 일정이 늦어지거나 사업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원전 건설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양측은 하도급계약 조건을 놓고 협의를 이어왔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은 단순한 공사 단가 문제가 아니었다. 설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사 물량의 변동과 그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핵심이었다. 시공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설계 변경 위험까지 계약에 반영해야 한다는 컨소시엄과, 공사비를 사전에 확정해 비용 관리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한수원의 입장이 맞섰다.
한수원은 기본설계 승인 시점에 공사비 총액을 확정하는 계약 방식을 제시했다. 국내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에서도 활용한 방식이라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공사비 조정 요구에 대해서도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 등을 거쳐 검토했지만, 양측의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반면 컨소시엄은 설계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시공사가 설계 변경으로 늘어나는 공사 물량과 비용까지 상당 부분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용 원전으로는 처음 적용되는 APR1000 모델인 만큼 설계 구체화 과정에서 공사 물량과 비용이 달라질 가능성을 계약 조건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 종료를 둘러싼 책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이 이달 7일 새로운 계약안을 제시한 뒤 충분한 검토 시간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상 기한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존 공사 단가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손실을 감수하는 수정안까지 제출했다며 협상 재개를 요구했다.

한수원은 장기간 협의를 진행했음에도 주요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협상 종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기존 협력협약 종료 절차를 밟는 동시에 신규 시공사 선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컨소시엄의 재입찰 참여 가능성은 열어뒀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입찰 자격을 충족하면 새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원자로 설비 및 터빈발전기 공급계약은 시공계약과 별개여서 이번 협상 종료에도 유지된다.
앞으로의 관건은 공사 일정과 사업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다.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새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8년 1월 부지 준비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시공사가 선정될 때까지 공정관리 등 필수 업무를 직접 수행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기존 업체의 업무를 넘겨받고 계약 범위와 공사 계획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입찰 일정이 지연되거나 업무 인수인계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면 후속 공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수원이 제시한 일정을 유지하려면 시공사 선정뿐 아니라 공사 준비와 현장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비 역시 부담이다. 재입찰 과정에서 계약 조건이 달라지거나 물가 상승 등 외부 변수가 반영되면 당초 예상보다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한수원은 시공사 교체에 따른 추가 비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경쟁입찰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계약의 정산과 설계·시공 관련 성과물 인계 과정에서 양측이 이견을 보일 경우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시공사 교체의 성패는 새 업체를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약 종료에 따른 비용과 책임을 정리하면서 공사 일정까지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 발주사 및 협력사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주계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사업을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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