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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다시 뽑는 27조 체코 원전…공사 늦어지나

8년 협력에도 계약 불발…실무회의만 78차례
한수원, 내년 7월 계약 목표…사업비 증가·법적 분쟁 변수
한국수력원자력이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사 교체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 신규원전 조감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이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사 교체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 신규원전 조감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7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이 시공사 교체라는 변수를 맞았다. 공사비 산정 방식과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놓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기존 시공 컨소시엄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새 시공사를 선정해 2029년 착공 목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입찰과 계약 재조정 과정에서 공사 일정과 사업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새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측은 15개월가량 협상을 이어갔지만 공사비 확정 시점과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정산, 공사 범위 및 책임 분담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가장 큰 쟁점은 공사비를 어떤 기준으로 확정하느냐였다. 한수원은 기본설계 승인 단계에서 공사비 총액을 확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상세설계가 진행되면서 공사물량이 늘어날 경우 추가 비용을 정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을 누가 떠안을지를 두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이다.
협상은 한수원이 2025년 6월 체코 원전 발주사인 EDU II와 본계약을 체결한 뒤에도 계속됐다. 한수원과 시공사 측은 실무회의 78회, 이견조정위원회 11회, 최고경영자 면담 2회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원전 사업의 핵심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시공계약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 불확실성이 남게 됐다.

시공사 교체가 기존 협력업체의 완전한 배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수원은 새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업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협상 결렬을 겪은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재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원자로설비 및 터빈발전기 공급계약 역시 시공계약과 별개인 만큼 유지된다.

문제는 일정이다. 두코바니 원전은 2029년 착공해 2036년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7년 7월까지 새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8년 1월부터 부지 준비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새 시공사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공정관리와 임시숙소 대책 마련 등 필수 업무를 직접 수행해 사업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과 계약 체결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일부 공정의 지연도 이미 발생한 만큼, 당초 계획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기존 시공사 측은 사업 일정이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수원이 새 시공사 선정과 현장 준비를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하느냐가 착공 일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업비도 부담이다. 재입찰을 진행하면 계약 조건을 다시 협의해야 하고, 물가 변동이나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수원도 시공사 교체에 따른 비용 증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쟁입찰을 통해 비용을 낮출 여지도 있는 만큼, 전체 원전사업 계약금액 범위에서 비용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체코 두코바니 사업은 한수원 주도의 팀코리아가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이듬해 6월 발주사와 본계약을 체결한 대형 해외 원전 프로젝트다. 계약 체결 이후 본격적인 현장 준비를 앞둔 시점에 시공계약이 틀어지면서 사업의 성패는 새 시공사 확보뿐 아니라 일정과 비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통제하느냐에 달리게 됐다.

법적 분쟁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수원은 공동협력협약 종료 절차에 착수하고, 기존 업체가 수행한 업무의 비용 정산과 성과물 인계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더라도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는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지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i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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