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십·친환경 연료 축으로 조선·해양·방산 생태계 구축
민수 기술을 방산으로 확장하는 투자 전략으로 구조적 경쟁력 강화
민수 기술을 방산으로 확장하는 투자 전략으로 구조적 경쟁력 강화
이미지 확대보기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그룹의 방향을 기술 중심 산업 플랫폼으로 다시 그리며 그룹 체질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조선·해양·방산을 아우르는 대규모 투자 전략은 정 회장의 취임 달라진 HD현대의 경영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기술 투자를 앞세워 조선·해양·방산을 잇는 산업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수주 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넘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둔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정 회장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그룹의 미래 방향을 '기술기업화'로 명확히 설정하고 의사결정 구조부터 손질해왔다. 과거 각 계열사가 보수적으로 투자하며 분절적으로 움직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 기술과 데이터, 소프트웨어 관련 프로젝트에는 선제적으로 자원과 인력을 배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보고 단계를 줄이고 책임자를 전면에 세우는 구조를 통해 전략 실행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의 투자 전략은 스마트십, 친환경 연료, 자율운항, 디지털 트윈을 축으로 전개된다. 선박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와 센서, 운항 데이터를 통합해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십 기술은 상선에 국한되지 않는다. 해양플랜트와 에너지 운송선, 방산 특수선까지 적용 가능한 공통 기술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 회장은 민수 분야에서 검증한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 간 경계를 허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은 방산을 조선과 해양 기술이 집약되는 전략적 분야로 보고 있다. 특수선과 군함은 고신뢰성 시스템과 통합 운용 역량이 필수적인 사업 영역이다. HD현대가 축적해 온 설계·생산 기술에 자율운항, 원격제어, 에너지 효율 기술을 결합하면 방산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방산을 기술 플랫폼의 확장 영역으로 설정한 점이 이전과 다른 접근이다. 특수선과 함정 분야는 HD현대가 강점을 가진 영역으로 꼽힌다. 구축함과 지원함, 군수지원선 등 고부가가치 함정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조선과 방산, 해양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전략은 사업 구조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상선 업황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던 구조에서 벗어나 방산과 공공 영역, 해양 인프라 사업을 포트폴리오로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정 회장은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HD현대의 체질 개선은 아직 진행형이다. 정 회장은 기술 플랫폼이 완성되면 HD현대가 전통적 조선사를 넘어 조선·방산·해양 전반을 관통하는 구조적 우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투자 전략은 미래 경쟁 지형을 바꾸기 위한 장기 승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