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3명 모두 대한항공 출신
산하 LCC 대표이사도 대한항공 임원이 맡아
인사 마무리 후 합병에 속도낼 것으로 전망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을 비롯해 대한항공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사내이사 자리를 맡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임원 인사와 이사 선임 의결 과정을 끝내며 양사는 ‘완벽한 통합’을 해내기 위한 출발선을 끊었다.산하 LCC 대표이사도 대한항공 임원이 맡아
인사 마무리 후 합병에 속도낼 것으로 전망
아시아나항공은 16일 서울시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에 관한 사안을 의결했다. 발행주식총수 중 82%인 168897464주가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사내이사 3명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다. 송보영 신임 대표이사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독립국가연합(CIS) 지역본부장, 동남아지역본부장, 미주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강두석 이사와 조성배 이사는 대한항공에서 각각 인력관리본부장과 자재·시설부문 총괄을 맡았다. 아울러 아시아나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같은 날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과 김중호 대한항공 수석부장을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자리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를 통한 회사의 생존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이 4년 이상 걸렸다”며 “아시아나는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고용보장을 위해 충분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만큼 아시아나의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양사는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가별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쳤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2일 신주 발행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취득해 자회사 편입을 마쳤다. 여객기 205대와 화물기 23대를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가 가시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송보영 신임 대표는 사업 내용과 조직문화, 인적 구성 같은 면에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화학적 결합’을 하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오래된 양대 대형 항공사를 합치는 만큼 노선 구성과 서비스 체계, 조직 운영 방식을 하나로 맞추는 작업이 까다롭다. 합병 작업의 까다로움을 고려해 대한항공은 합병 준비 기간을 2년가량으로 잡았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사용처, 가치 등이 달라 양사의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6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전환 비율을 보고할 계획이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산하의 LCC들 사이의 원활한 사업 조정도 송 대표의 과제다. 특히 에어부산은 부산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44.17%를 보유한 대주주지만, 부산시와 부산 기업들이 16%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는 이번 합병으로 부산 거점 항공사를 잃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과 향후 계획에 관해 “우선 인수를 잘 마무리한 후 향후 계획 등을 자세히 설명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