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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고부가 탈탄소강’으로 규제 극복

양사 세계 판매 강종 대부분이 고부가가치 철강재
점유율 나오우 그룹‧아르셀로미탈 등 경쟁사 압도
친환경 기술 추가해 제품 품질 고도화 노력 성과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3-09-18 17:44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이 적용된 광양LNG 터미널5호기 탱크.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이 적용된 광양LNG 터미널5호기 탱크. 사진=포스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철강산업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으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강점인 ‘고부가가치’ 강종에 ‘탈탄소’를 더한 최상의 철강재를 개발‧공급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EU가 시행을 준비 중인 ‘탄소 국경세’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계에 위협적이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세계 시장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미 국내 철강업체들의 구매처가 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상위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물량 공세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범용 철강재 시장의 상당 물량을 내어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신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완성차와 철도차량, 건설기계 등 모빌리티, 초정밀도를 요구하는 육‧해상 플랜트 등 기술집약적 산업에 다수의 고부가가치 강재를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세계 최고 철강재인 월드 톱 프리미엄(WTP) 제품의 판매 비율만 해도 50% 안팎에 이르는 등 고부가가치 강 판매 비중이 높으며,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 미국 GM 등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현대자동차‧기아, 현대로템, 현대건설 등 그룹사를 비롯해 해외 시장에 고부가가치 강을 판매하고 있는데, 판재류는 사실상 전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나오우 그룹이나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과 같은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1, 2위 철강사들이 월등한 생산 규모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철강재 생산‧판매 비중을 향후 수년 내에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제철소가 철강 수요산업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 등에 상당수 산재해 있어 이들 국가에서 당장 필요로 하는 범용 철강재 생산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철강 산업은 수요산업의 기술 진화에 맞춰 철강재 기능도 고도화하는 것인데, 이런 점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다른 경쟁사들보다 먼저 대응해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미국과 EU가 중국 철강산업을 겨냥하지만, 한국까지 겨냥해 철강 수입 규제를 하는 이유는 기술적인 면에서 자국 기업들이 경쟁 열위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트럼프 정부 시절 미 정부가 쿼터제 도입 등 강력한 규제로 한국의 대미 수입을 막으려고 했으나 수입 감소분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탄소 국경세가 화두가 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기존 고부가가치 강 기술에 ‘탈탄소‧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철강 제품으로 미국과 EU 시장을 개척해 나가기로 했다.

포스코는 하공정(다운스트림) 구매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탄소중립 마스터 브랜드인 ‘그리닛(Greenate)’을 활용한다. 그리닛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법'과 같은 저탄소 철강 기술·공정·인프라까지 탄소중립 활동 전반을 아우른다. 포스코는 그리닛을 활용해 2017~2019년(기준 연도) 평균 탄소배출량인 7880만t을 2040년까지 50%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저탄소 ‘하이에코스틸(HyECOsteel)’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철 스크랩, 고로 기반 쇳물, 수소 기반 철강 생산 및 DRI 기술을 활용해 고품질 자동차강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협력해 탄소중립 독자기술인 ‘하이큐브(Hy-Cube)’ 전기아크로(EAF) 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고강도 강판 생산에도 성공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