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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방산 조달체계 구조적 한계 극복 주력… 공급망 재건과 동맹국 협력체제 가동

냉전 직후 5대 기업 과점화 추진… 효율 우선주의가 비축·확장 탄력성 잠식
패트리엇·155mm 포탄 생산 속도 한계… 다영역 소모전 감당에 역부족
미 국방부 국방산업전략 이행 착수… 동맹국 공동 생산 및 정비 협력 가속
미국 방산 공급망 병목과 동맹국 협력을 통한 극복 노력 그래픽 사진=제미나이4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방산 공급망 병목과 동맹국 협력을 통한 극복 노력 그래픽 사진=제미나이4 생성 이미지

미군이 현대전의 급격한 소모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방위산업 조달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공급망 재건과 동맹국 협력체제 가동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 안보 경제 전문 매체 아시아타임스는 2026년 11월 1일(현지시각) 분석 기고를 통해 미국 국방부가 직면한 무기 공급 병목이 일시적 물량 부족이 아닌 수십 년간 누적된 조달 구조의 결함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스티븐 브라이언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현행 조달체계가 평시 효율성에만 치우쳐 설계된 탓에 유사시 필요한 대량 생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냉전 후 5대 기업 과점이 낳은 병목


미국 조달체계의 경직성은 냉전 종식 직후 단행된 방위산업 통폐합 정책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1993년 7월 레스 애스핀 당시 국방장관과 윌리엄 페리 국방부 차관은 주요 방산업체 12곳을 소집해 평화 배당금 시대에 맞춰 방산기업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이 모임은 업계에서 최후의 만찬으로 불렸다.
국방부가 간접비를 줄이고 사업 관리를 단순화하려던 이 조치는 록히드마틴, RTX, 노스롭그루먼, 제너럴다이내믹스, 보잉 등 5개 거대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공급자가 소수로 좁혀지자 경쟁을 통한 단가 인하 압박이 사라졌고, 무기 체계 획득 비용은 가파르게 뛰었다. 동시에 기업들은 재고 유지 비용을 줄이는 적기 공급 방식에 집중하면서 생산 유휴 설비를 사전에 확보할 동기를 잃었다.

엄격한 미국산 우선주의와 외국산 선체 도입 금지 법안 등 보호주의 규제도 조달 생태계의 유연성을 떨어뜨렸다. 우수한 성능을 검증받은 유럽 플랫폼을 도입할 때조차 미국산 시스템을 억지로 통합하거나 재설계를 거치며 납기 지연과 비용 상승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폐쇄적인 과점 구조가 기술 혁신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비상시 공장 가동률을 급격히 끌어올릴 탄력성을 갉아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밀탄약과 포탄 생산의 물리적 한계


축소된 생산 기반은 유럽과 중동 등 동시다발적 분쟁 국면에서 고스란히 실태를 드러냈다. 방공망의 핵심인 패트리엇 최신 요격탄 PAC-3의 경우 주계약자인 록히드마틴의 연간 제조 능력이 약 650발 안팎에 머문다. 중동 분쟁이 격화했던 5주 동안 미군과 연합군이 소모한 패트리엇 미사일이 약 1700발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연간 생산량이 한 달 남짓한 소모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보잉이 납품하는 레이더 탐색기와 고체 로켓 모터 등 핵심 하위 부품의 공급 지연도 완제품 인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1발당 가격이 약 400만 달러(약 53억 8600만 원)에 이르는 데다 확실한 요격을 위해 표적당 두 발을 쏘는 교리 탓에 저렴한 무인기와 순항 미사일이 섞인 복합 공격을 상대로 재정적·물리적 방어 지속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관측이다.

재래식 화력 지원의 기본인 155mm 포탄과 포신 수급 역시 심각한 적체를 겪고 있다. 미 육군 전차포와 곡사포 포신을 도맡아 제작하는 뉴욕주 워터블리트 병기창은 연간 생산 능력이 216개에 불과하며, 포신 하나를 가공하는 데 4개월이 소요된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마모된 야포 포신을 제때 갈아 끼우지 못해 포병 전력의 3분의 1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통 제조업 공급망의 붕괴가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왔다.

국방산업전략 가동과 동맹 협력의 미래


위기감이 커지자 미국 국방부는 국방산업전략(NDIS)을 바탕으로 조달 개혁과 공급망 재건에 착수했다. 국방물자생산법(DPA) 권한을 가동해 155mm 포탄 생산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로켓 모터, 화학 장약 등 핵심 기초 원자재 제조 라인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달 절차를 간소화해 전통적 대형 방산기업 외에 민간 혁신 기술 기업을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도 병행된다.

그러나 내부 생산 라인을 증설해 실질적인 완제품 공급을 늘리기까지는 상당 기간의 설비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일본과의 패트리엇 및 함대공 미사일 공동 생산 협의를 비롯해 인도·태평양과 유럽 동맹국의 산업 역량을 끌어들이는 다자간 분업으로 선회하고 있다. 자국 내 생산에만 의존하던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 동맹국과의 공동 개발, 공동 생산, 공동 정비(MRO)로 조달 축을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궁극적인 성패는 미국 의회가 유지해 온 보호주의 규제 완화와 예산의 지속성에 달려 있다. 동맹국의 신속한 제조 능력을 미국 조달 체계에 얼마나 유연하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군사 대비 태세의 안정성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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