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발 저가 무인기 공습 속 중견국 기술 이전 서두르는 아랍 왕정
- 미국산 무기 267조 원 쏟아붓고도 요격망 공백…터키·파키스탄과 현지 조달 가속
- 아랍에미리트 배치 천궁-II 재보급 계기 현지 합작망 타진과 방공 연대 분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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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하늘에는 영국과 프랑스 전투기가 날고, 지상에는 파키스탄과 터키 병력이 방어선을 구축했다. 2026년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일어난 이후 걸프만 일대 방공망은 다국적 체제로 재편됐다.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고 중동 군사 전력을 조정하면서 걸프 동맹국들은 특정 강대국에만 기댄 안보 구조의 한계를 뼈아프게 절감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0월 30일(현지시각) 미국과 걸프 국가 간 안보 이해관계가 갈라지면서, 아랍 왕정들이 한국과 튀르키예 등 중견국들과 손잡고 독자 방어망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대이란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국 영토가 전쟁터로 번질 것을 우려한 걸프 국가들이 대체 안보망 확보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값싼 드론과 값비싼 미사일의 불균형
이란과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수천만 원짜리 저가 무인기를 막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고가 방공 미사일을 소모해야 하는 비용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탄약과 요격 미사일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이 없다는 점도 걸프 국가들의 안보 불안을 부채질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본부를 둔 걸프연구센터의 압둘아지즈 사게르 의장은 단일 안보 파트너에만 기댈 때 닥치는 위험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으며, 협력 다변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파키스탄은 2026년 8월 맺은 상호방위 성격의 메카 협정을 가동했다. 10월 예멘 후티 반군이 공항과 항만을 공습하자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은 방공 고문단과 드론 대응 시스템을 사우디 현지에 보냈다. 이집트 의회 역시 사우디 파병안을 가결했다.
267조 원 무기 도입의 역설과 중견국 방산 협력
튀르키예 드론 제작사 바이카르는 사우디 현지에 무인기 조립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타르도 인도네시아, 터키, 파키스탄과 방위산업 협약을 맺고 수도 도하에 레이더와 로켓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군사 호환성과 대이란 관계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노후 무기 문제로 협력 대상에서 밀려났다. 기술 이전과 현지 합작 생산에 유연한 중견국들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국 요격체계 향한 관심과 엇갈린 동맹 변수
보도에 따르면 한국 방산 체계 역시 걸프 지역 방어망의 한 축으로 언급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한국이 2026년 봄 아랍에미리트에 배치된 천궁-II(M-SAM2) 포대에 요격 미사일을 긴급 재보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지 영공 방어 체계와 연계된 LIG DN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국 유도무기 공급망도 중동 국가들의 주요 방산 협력선으로 함께 거론된다.
걸프 국가들이 완제품의 단순 직도입을 넘어 자국 내 정비와 기술 협력을 선호하는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현지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확보와 기술 협력 모델 구축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개별 계약의 구체적 납품 조건이나 현지 협력 방식은 상대국과의 보안 협약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
이 같은 협력망이 미국의 막강한 화력과 정보 자산을 당장 온전히 대신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중동정책 선임연구원 하산 알하산은 새로운 군사 협력의 실효성은 향후 교전 상황에서 검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튀르키예와 밀착하는 사이 아랍에미리트는 한국, 이스라엘과 관계를 다지는 등 걸프 이웃 나라 간 외교 노선이 분산되는 점도 변수다.
아랍 왕정들이 추진하는 방산 현지화 시설의 실제 가동 여부와 함께, 향후 미국의 대중동 방공 자산 재배치 움직임이 중견국 방산 공급망의 중동 진출 속도를 가늠할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