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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빠지자 해운·석탄이 날았다"… 中 전통 올드 이코노미, 사상 최고가 랠리

이란 전쟁발 원유 공급난·물류 마비… COSCO해운 3분기 순익 80.7% 급증하며 18년 만에 최고
석탄 공룡 중국선화에너지 시총 1.1조 위안 돌파… 대체 연료·석탄계 석유화학 수요 급증
반면 엔비디아 기판 공급사 빅토리자이언트 순익 반토막·주가 13% 폭락… AI 하드웨어株 급랭
중국 상하이 푸둥 금융가의 상하이 증권거래소 간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 푸둥 금융가의 상하이 증권거래소 간판. 사진=로이터
중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던 첨단 기술 하드웨어 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실적과 고평가 논란으로 일제히 폭락세를 보인 반면, 해운과 석탄 등 전통적인 이른바 '올드 이코노미(구경제)' 종목들이 전쟁 반사이익과 실적 폭증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와 이란 전쟁 여파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마비, 해상 운임 폭등, 국제 에너지 공급 차질이 해운 정기선사와 국영 석탄 생산업체들의 금고를 채운 결과다. 기술주 거품 붕괴와 맞물려 증시 자금이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을 입증한 인프라·자원 수혜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10월 3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가 집계한 중국 해운주 지수는 이번 주 7% 상승했고 석탄주 지수도 4% 올랐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STAR) 종합지수는 주간 11.5% 폭락하며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해 극단적인 대조를 이뤘다.

COSCO해운 3분기 순익 80.7% 폭증… "18년 만에 최고치 경신"


해운 부문의 독주를 이끈 주인공은 중국 최대 국영 해운사인 COSCO해운홀딩스(COSCO Shipping Holdings)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COSCO해운 주가는 30일 하루에만 7% 급등하며 18년 만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날 공개된 분기 실적에 따르면, COSCO해운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7% 폭증했다.

회사 측은 지정학적 군사 긴장 장기화, 주요 항만의 혼잡 가중, 선박 연료 가격의 높은 변동성 등이 겹쳐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이 9월까지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점을 실적 호조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베이징과 워싱턴 간의 지속적인 무역 휴전 합의에 힘입어 중국과 북미를 잇는 태평양 횡단 노선 매출이 무려 61%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강하게 견인했다.

"석유 막히자 석탄 대체"… 중국선화, 시총 1.1조 위안 돌파


에너지 부문에서는 중국 최대 국영 석탄 기업인 중국선화에너지(China Shenhua Energy)가 0.7% 상승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 시가총액 1조 1,000억 위안(약 230조 원)을 돌파했다.

중국선화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 증가하고 순이익은 3% 늘었다고 공시했다. 모기업 자산 인수를 통한 외형 확장과 더불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석유 공급 차질이 석탄 수요를 강하게 뒷받침했다.

화푸증권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선화가 석탄 판매단가 상승과 탁월한 수익 방어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동 정유시설 차질로 석유화학 공급망이 마비되자, 석탄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메탄올과 에틸렌글리콜 등 석탄화학 대체재 판매가 급증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엔비디아 공급사 순익 반토막 쇼크… AI 하드웨어 밸류체인 급랭


반면 올 상반기 랠리를 주도했던 AI 테크주들은 차가운 실적 한계에 부딪혔다. 주가 부양을 위한 중국 정부 국영 펀드('국가팀')의 시장 개입조차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되돌리지 못했다.

엔비디아(Nvidia)의 핵심 인쇄회로기판(PCB) 공급사로 꼽히는 빅토리 자이언트 테크놀로지(Victory Giant Technology)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2% 급감했다고 공시한 직후 선전 증시에서 주가가 13% 폭락했다.

회사 측은 위안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해 외환 손실이 발생하면서 금융비용이 5배 이상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컨퍼런스콜에서 사측은 "내년 주요 고객사 주문 수요가 생산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견고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 급락을 막지 못했다.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부품을 제조하는 쑤저우 TFC 광통신(Suzhou TFC Optical Communication) 역시 3분기 순이익이 55.3%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발표 후 이틀간 주가가 28% 폭락했다. 상반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실적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자 기관들의 투매가 쏟아진 것이다.

"하드웨어 비관론 선반영… 위험보상 매력 구간 진입" 시각도


전문가들은 글로벌 지정학적 혼란이 촉발한 실물 경제 위기가 증시 내 업종 간 희비를 극명하게 갈라놓았다고 분석한다. 원유 대체 에너지원으로서의 석탄과 물류 대란 속 운임 결정권을 쥔 해운사가 당분간 확실한 현금 흐름의 안전지대로 기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기술주 폭락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제임스 왕 UBS 중국 전략 책임자는 "중국 하드웨어 기술산업에 대한 지나치게 비관적인 미래 시나리오가 현재 주가에 과도하게 선반영되고 있다"며 "2018년과 2022년 최저점을 찍은 뒤 1년간 폭발적으로 반등했던 전례를 감안할 때, AI 기술주들의 주가 수준은 이제 위험 대비 보상 비율이 상방으로 기우는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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