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10월 한 달 15.5% 급락 속 신용부도스왑 급등세
- 달러지수 103 연중 최고치 반면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30bp 반락
- 한국 증시 16% 넘게 조정…인공지능 하드웨어 수출 의존도 재조명
- 달러지수 103 연중 최고치 반면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30bp 반락
- 한국 증시 16% 넘게 조정…인공지능 하드웨어 수출 의존도 재조명
이미지 확대보기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15.5% 떨어지며 세계 인공지능(AI) 투자 생태계 전반에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마크 챈들러 배넉번 캐피털 마켓 수석 시장전략가는 10월 31일(현지시각) 자체 사이트와 11월 2일 금융 분석 플랫폼 시킹알파에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인공지능 과잉 투자 우려와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라는 중대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거대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과 신용 긴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관련 하드웨어 부품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기술 가치사슬 전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반도체 지수 급락과 신용시장 경고음
아시아 주요 증시도 거센 조정을 받았다. 인공지능 하드웨어 생산과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증시는 10월 16%를 웃도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조정 이후에도 한국 증시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36% 수준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10월 5.7% 내리는 데 그쳤고, 연초 이후 56% 오른 상태다.
주식 시장뿐 아니라 신용 시장에서도 위험 신호가 포착됐다. 부도 위험을 회피하는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왑(CDS) 가격은 최근 수 주 사이에 가파르게 뛰었다. 기업공개(IPO) 철회가 잇따르고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챈들러 전략가는 섣부른 단정을 경계하면서도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인공지능 생태계 내부의 신용 균열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달러화 103선 돌파 속 미국 국채 금리 반락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지수는 10월 중순 103.00 부근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달러화는 유로화, 캐나다 달러, 브라질 헤알화, 멕시코 페소화 대비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 강세를 이끌던 미국 국채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월에 30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2025년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35bp 내리며 2023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통화 긴축 완화 기대가 형성됐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반영된 내년 말 유효 연방기금금리 전망치는 9월 말 4.85% 수준에서 10월 말 4.45% 아래로 내려앉았다.
금리 하락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달러지수는 회복력을 유지했다. 챈들러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달러지수가 추가 고점을 형성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분쟁 격화와 하드웨어 수출망 변수
주요국 통화정책과 통상 환경의 균열도 심화하고 있다. 영국은행과 호주중앙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할 공산이 크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10월 28일 기준금리를 올렸다. 8월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616억 캐나다 달러(약 155조 2879억 원) 규모의 캐나다 금융자산을 사들였다.
무역 전선에서는 유럽연합과 중국이 협정을 맺었으나 소규모에 그쳤다. 중국의 생산 과잉과 기술 패권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연간 3000억 달러(약 400조 5300억 원)로 추산되는 수출 세제 혜택을 축소할지 여부가 변수다.
일본 투자자들은 최근 12주 가운데 9주 동안 해외 채권을 순매도했으며 누적 순매도액은 1조 8700억 엔(약 15조 8205억 원)에 달했다. 일본은 제트엔진과 칩 식각장비 코팅에 쓰이는 핵심 광물인 이트륨 수출을 허용하도록 미국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배넉번 캐피털 마켓 보고서는 인공지능 관련 하드웨어 수출이 그동안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의 경제활동을 강하게 뒷받침해 온 만큼 글로벌 설비투자 조정 흐름이 가시화할 경우 하드웨어 수출 가치사슬 전반의 수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들이 차세대 모델 상용화 과정에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운다면 설비투자 둔화에 대한 우려는 수그러들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12월 통화정책 방향과 주요 기술기업들의 차세대 하드웨어 부품 발주 집행 추이가 향후 글로벌 기술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