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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우주사업 매출 12%…AI·스타링크가 88%

팰컨9 신규 상업발사 수주 중단…크루 드래건도 단계적 종료 시사
FT “발사시장보다 연결·AI 사업으로 성장 중심 이동” 분석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

화성 이주를 목표로 출범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서 전통적인 우주 발사사업의 매출 비중이 12%까지 낮아진 반면 스타링크와 인공지능(AI) 사업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가 신규 상업용 팰컨9 발사 수주를 중단하고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도 장기적으로 운영을 종료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회사의 사업 중심이 우주 발사에서 위성통신과 AI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이스X의 최근 사업 변화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은 78억달러(약 10조6236억원)였다. 이 가운데 전통적인 우주 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12%에 그쳤다.

반면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연결성 사업은 전체 매출의 55%, AI 사업은 이미 33%를 차지했다.

지난 2월 편입된 AI 사업이 불과 수개월 만에 우주 발사사업보다 훨씬 큰 매출원이 된 셈이다.

◇팰컨9 165회 띄웠지만 외부 고객은 43회

FT는 “스페이스X는 지난 20여년간 재사용 로켓을 통해 발사비용을 대폭 낮추면 기업들의 우주 접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사업을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FT가 분석한 결과 실제 발사 실적에서는 스페이스X 자체 수요가 압도적이었다.

팰컨9은 2025년 165차례 발사됐지만 외부 고객의 탑재체를 실은 발사는 43회에 그쳤다. 전체 발사의 약 4분의 3은 스페이스X가 자사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것이었다.

외부 고객 대상 발사사업 매출은 지난해 41억달러(약 5조5842억원)로 전년보다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FT는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재사용 로켓이 발사비용을 낮췄음에도 당초 기대했던 만큼 상업용 발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가 압도적인 발사 횟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외부 고객 증가보다 자사 스타링크 위성을 대규모로 쏘아 올린 자체 수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신규 상업용 팰컨9 수주 중단

최근 스페이스X의 사업 움직임도 이 같은 변화와 맞물려 있다.

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상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규 팰컨9 발사 수주를 중단했으며 미국 정부 고객의 임무만 계속 받고 있다.

귀네스 숏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크루 드래건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종료될 것임을 시사했다.

크루 드래건은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비행사를 정기적으로 보내는 데 사용하는 유일한 운용 중 유인우주선이다.

스페이스X가 상업 발사와 유인우주 수송에서 한발 물러설 경우 이 회사의 발사 서비스를 이용해온 위성기업과 우주산업 업체들은 대체 발사수단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팰컨9 신규 상업 수주 중단과 크루 드래건의 향후 종료가 스페이스X가 우주 사업 자체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회사는 스타십 개발과 스타링크 위성 발사, NASA 달 탐사 사업 등 대규모 우주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AI, 편입 수개월 만에 매출 33%

스페이스X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빠르게 부상한 것은 AI다.

스페이스X는 올해 2분기 AI 사업에서 약 26억달러(약 3조54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이다.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연결성 사업까지 합치면 두 사업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이는 스페이스X의 사업 구조가 로켓 발사기업에서 위성통신과 AI까지 아우르는 기술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주당 135달러(약 18만4000원)에 상장하면서 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약 2411조원)를 인정받았다.

2025년 매출은 186억7000만달러(약 25조4285억원), 순손실은 49억달러(약 6조6738억원)였다.

FT는 이 같은 기업가치에는 기존 발사사업뿐 아니라 스타링크와 AI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적정 기업가치를 7800억달러(약 1062조원)로 평가했으며 이 가운데 발사사업과 스타링크의 가치를 약 6110억달러(약 832조원)로 추산했다.

◇“우주발사 시장 자체가 예상보다 작았나”

FT는 스페이스X의 변화가 글로벌 우주산업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비용을 크게 낮추면 가격 때문에 우주 진출을 망설였던 기업들이 대거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발사 가격이 크게 낮아진 뒤에도 외부 상업 고객의 수요는 스페이스X 자체 위성 발사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았다.

FT는 특히 유럽이 지난 10여년 동안 스페이스X와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발사체 개발에 막대한 자금과 정책 역량을 투입했지만 상업 발사시장 자체의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라는 자체 대규모 발사 수요를 만들어 재사용 로켓의 높은 발사 빈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독자적인 대규모 위성사업을 갖지 않은 다른 발사기업에는 같은 사업모델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결국 스페이스X의 최근 행보가 단순히 로켓 세대를 교체하는 문제를 넘어 발사 서비스보다 스타링크와 AI가 기업가치와 성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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