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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넘어 혁신으로…건설업계 ‘젊은 오너’들, AI·에너지로 ‘새 판’ 짠다

선대가 닦은 건설 역량 발판…신사업서 ‘새 성장판’ 찾기
AI부터 데이터센터·전력망·에너지로 사업 확장

건설업계가 젊어진 오너 체제에서 미래 신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왼쪽부터)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건설업계가 젊어진 오너 체제에서 미래 신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왼쪽부터)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사진=각사
건설업계가 젊어지고 있다. 주택사업과 도급공사를 기반으로 회사를 키운 창업주와 선대 경영인의 뒤를 이어 젊은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에너지, 모듈러주택, 프롭테크, 스마트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경기와 분양시장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전통 건설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축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세대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GS건설이다. 1979년생인 허윤홍 대표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로,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재무와 경영혁신, 플랜트, 사업지원 등을 거쳐 2023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허 대표 취임을 계기로 GS건설은 약 10년간 이어진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에서 오너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허 대표는 주택 브랜드 ‘자이’의 경쟁력 회복과 함께 AI와 디지털 기술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최근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모듈러 데이터센터와 직류(DC) 배전 기술 협력에 나선 데 이어 LG유플러스, 자이C&A 등과 하이퍼스케일 PMDC 표준모델 개발에도 착수했다.

기존 건설업의 생산방식을 바꾸는 디지털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피지컬 AI’를 경영 화두로 제시한 데 이어 데 이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기존 건설업에 접목해 설계와 시공, 품질관리 등 건설 생산방식 자체를 바꾸는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중흥그룹에서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해외 네트워크 구축과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고 있다. 1968년생인 정 회장은 고(故) 정창선 회장의 장남으로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 그룹 건설계열사를 이끌며 경영 경험을 쌓았다. 대우건설 회장 취임 이후에는 해외 사업에 힘을 실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국, 중앙아시아 등으로 도시개발과 에너지·인프라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과 LNG터미널·발전소, AI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융복합 개발 모델을 제안했고 미국에서는 뉴저지 주거개발사업 투자를 확정했다. 단순 도급공사 수주를 넘어 개발과 투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대우건설을 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를 아우르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DL그룹 이해욱 회장은 일찌감치 세대교체의 선두에 섰다. 1968년 생인 이 회장은 대림산업 부회장과 회장을 거쳐 2021년 DL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건설과 석유화학 사업을 분리하고 건설·석유화학·에너지 등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호반그룹에서는 1988년생 김대헌 기획총괄사장이 차세대 경영을 이끌고 있다.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김 사장은 그룹의 투자와 인수합병(M&A),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고 있다. 호반은 대한전선을 통해 전력 인프라와 해저케이블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사장은 사업확장뿐 아니라 과학인재 육성과 스타트업과 미래기술 분야에 대한 벤처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건설·주택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전력 인프라와 첨단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2세 경영에 나선 계룡건설 이승찬 회장과 우미그룹 이석준 회장도 각각 직접 경영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차세대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와 반도건설 등에서도 오너 2세가 신사업과 개발사업을 챙기고 전문경영인이 회사 운영을 담당하는 형태가 자리잡고 있다.
젊은 오너들이 주목하는 분야에는 공통점이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에너지, 스마트건설 등 기존 건설업과 연결되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신산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대 경영진이 구축해 온 대규모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개발·시공 경험은 새로운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도 강점이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시설, 전력망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 역시 부지 확보와 자금조달, 설계·시공 등 건설업의 역량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젊은 오너들이 선대가 닦아놓은 주택·도급 중심의 사업 기반을 넘어 전통 건설업의 체질을 바꾸고 새로운 성장판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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