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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토 핵심 작전지휘권 유럽에 넘긴다…주유럽 미군 8만 명 재조정

미 해군 맡던 노퍽 합동사령관 영국 대장에 인계…나폴리 사령부도 유럽 장성 승계
나토 최고사령관(SACEUR) 직위는 미군 유지…전략 통제 쥔 채 역할만 선별 지원
트럼프 방위비 압박 속 주유럽 미군 재배치 착수…유럽 독자 방위 역량 시험대
24일 미국 노퍽 해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USS 니미츠(USS Nimitz) 호상에서 거행된 나토 노퍽 합동군사령부(JFC Norfolk) 지휘관 이양식에서 페리 장군(DSO MBE)이 연설하고 있다.사진=나토 노퍽 합동군사령부(JFCNF) 공식 X(옛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24일 미국 노퍽 해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USS 니미츠(USS Nimitz) 호상에서 거행된 나토 노퍽 합동군사령부(JFC Norfolk) 지휘관 이양식에서 페리 장군(DSO MBE)이 연설하고 있다.사진=나토 노퍽 합동군사령부(JFCNF) 공식 X(옛 트위터)
미국이 25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노퍽 합동군사령부 지휘권을 유럽 측에 넘기며 주유럽 미군 8만 명의 주둔 규모와 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 유럽사령관의 발언을 인용해 미군이 핵심 군사 역량 선별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나토 전체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SACEUR) 직위는 미국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 압박 속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대륙 방어 책임을 직접 떠안게 되면서 나토의 집단방위 체제가 1949년 나토 창설 이래 가장 큰 구조적 전환기를 맞았다.

작전 지휘권 유럽 이양과 미군 통제권 유지


미국 국방부는 나토 산하 핵심 작전 전구 사령부 지휘권을 유럽 장성에게 이양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나토 합동사령부 지휘권은 영국 육군 대장이 미 해군 중장으로부터 넘겨받는다. 노퍽 사령부는 북극과 북유럽 작전 통제와 대서양 횡단 보급로 방어를 전담하는 핵심 기동 거점이다. 지중해 안보를 담당하는 나폴리 소재 나토 합동군사령부 사령관직도 후속 조치에 따라 유럽 출신 군 인사가 맡는다. 반면 나토 32개 회원국의 연합 군사 작전을 최종 지휘하는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직책은 미군 대장이 지속해서 수행해 최상위 전략 통제권은 유지한다.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사령관은 유럽 국가가 대륙 방위 책임을 확대함에 따라 미국은 "동맹에 중요하지만 더욱 제한적인 역량"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 1949년 나토 창설 이래 미국이 주도해 온 안보 우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해 왔다. 그린케위치 사령관은 미국이 이란과의 분쟁 과정에서 정밀 장거리 미사일 비축분을 상당량 소진해 러시아가 공격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내 눈앞에서 그런 짓을 하려 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라며 "새로운 위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동맹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이미 확보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유럽 미군 8만 명 재배치 검토와 안보 공백 논란


현재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은 8만 명 규모다. 미 국방부는 주유럽 미군의 규모와 주둔지 재조정 평가를 공식 진행하고 있다. 그린케위치 사령관은 유럽에 잔류할 병력 규모와 재배치 대상 자산에 대해 사전에 확정된 결론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사보타주와 사이버 교란 등 하이브리드 공세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력 재배치가 추진되자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덴마크 국방정보국은 최근 러시아가 접경국을 상대로 비정규 도발을 확대할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독일 공항 무인기 침범 등 불안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나토를 겨냥한 공작 연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들은 특수 공작 대응을 위해 회원국 사이의 정보 공유 프로토콜을 강화했다. 그린케위치 사령관은 나토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동맹인 만큼 위험을 통제할 도구와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며 동맹국들의 동요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유럽 자주국방 가속화와 대서양 동맹 재편 전망


미국의 역할 축소와 지휘권 분산은 유럽 안보 지형에 중대한 연쇄 파급을 몰고 올 전망이다. 미국이 고정밀 타격 자산과 정찰 등 핵심 전력만 선별 제공하는 체제로 전환할 방침임에 따라, 유럽 각국은 재래식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체 방위 예산과 독자 군사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하는 재정적 압박에 직면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주도 신속대응군 창설과 독자 군사 자산 조달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동맹의 안정성은 두 가지 조건부 경로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국가들이 실질적인 전력 확충 속도를 끌어올려 미군의 지상·해상 전력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울 경우 대서양 동맹은 미국 의존형에서 수평적 다자 안보 연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재정 한계로 인해 자체 방위비 확충이 지연되고 러시아의 전구 도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동유럽 접경국의 안보 불안이 가중되며 회원국 간 방위 격차가 심화할 위험이 상존한다.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유럽 각국이 지휘권 인수에 발맞춰 실제 독자 군사 지휘 통제망과 국방 예산을 집행하는 속도에 있다. 전술 지휘봉을 넘겨받은 유럽 군부가 미군 자산 지원 축소 국면에서 러시아의 비정규 도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지가 차기 나토 체제의 결속력과 실효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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