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기대인플레이션 수년래 최고치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불안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일반 미국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금리 차이를 통해 향후 물가 전망을 가늠한다. 이른바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로 불리는 이 지표는 최근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현재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미국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약 2.7%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기준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도 이달 2.5%까지 올라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유가 78% 급등…“증시도 결국 영향 받을 수 있어”
이같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유가 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약 102달러(약 14만7900원) 수준까지 오르며 올들어 약 78% 상승했다.
WSJ는 그동안 미국 증시가 중동 전쟁과 에너지 충격에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해왔지만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트사이츠의 잭 그리피스 투자등급·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결국 증시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CPI 발표 이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7% 하락했다. 인텔은 6.8%, 샌디스크는 6.2%, 마이크론은 3.6% 급락했다.
S&P500지수도 0.2% 하락 마감했다.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62%로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 “연준 금리 인하 공간 줄어들 수도”
그동안 미국 증시는 높은 물가에도 비교적 강세를 이어왔는데 이는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연준이 금리인하 여지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대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경우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최근 중앙은행 수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 변수로 꼽았다.
워시는 연준 독립성을 강조해왔지만 기존 연준보다 다소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모든 전문가들이 즉각적인 위기를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
TD증권의 얀 네브루지 미국 금리전략가는 “10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6% 수준까지 오르면 더 우려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 전반으로 확산했다는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료 등 일부 품목 물가가 예상보다 덜 올랐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CPI 보고서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